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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댄 Jan 09. 2022

귀를 침범하는 일도 언짢구나

세상으로 열어둔 그릇의 수를 세어보는 일


내 영역을 침범당할 때 상당히 불쾌하다. 오늘 새롭게 느낀 게 있다. 내가 견딜 수 있는 시간을 넘어선 통화 소리도 신경을 많이 긁는다. 편지를 모아두는 내 방 빨간 우체통을 열거나, 거리가 있는 사람의 어설픈 아는 체뿐만 아니라 내 귀를 침범하는 행위도 나는 언짢구나. 세상으로 열어 둔 그릇이 적다는 사실이 몸으로 다가온다.


어설픈 아는 체에 대해서는 언젠가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섣불리 꺼내보자면 사려 깊지 않은 접근은 보통 어설프다. 나도 자유롭지 않다. 어설픈 아는 체를 한 날의 밤은 후회로 뒤척인다. 그러지 말 걸. 그러지 말 걸. 그런데 그런 날에는 그릇을 하나 더 뒤집는 기분이다. 어쩌면 이롭고 어쩌면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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