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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태현 Apr 23. 2018

라일락

너였구나*

뒤를 돌아보게 한 것이

그리고는 

나를 인질처럼 잡아둔 것이     


그 옛날, 그 골목, 그 포옹처럼

무장해제 시켜서

사랑 앞에 무릎 꿇게 한 게

너였구나    


다시 세상에 그려지는 꽃나무들이

다시 꾸는 꿈만 같은데    


죽은 뿌리를 일깨우고 

투명한 날개 한 쌍 

내 녹슨 어깨 위에 얹어주는 게

바로 너였구나     



*류시화의 시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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