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 5 : 모든 공부는 통한다.

by Chiara 라라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같은 중요한 시험이 다가오면 아이들은 불안해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결과가 점수로 눈에 보이는 시험이라는 것에 맞닥뜨리면 마찬가지인 것 같다.

준비 과정에서 불안한 마음을 느끼는 건 어른과 아이, 모두가 마찬가지이다. 결과 이후의 태도에 있어서는 어른과 아이가 사뭇 다르게 보인다. 아이들은 보통 자신들의 공부 유무와 그 과정의 충실함을 넘어서서 성적 자체가 높게 나오지 않았음을 슬퍼한다. 반면에 어른들은 성적이 높게 나오지 않으면 본인이 공부를 많이 안 해서 그런 거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자발성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조금 더 높은 편이어서 본인의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면 자신을 낮추는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름대로 준비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으면 공부를 안 해서 그런 거라고 탓한다. 그게 더 마음이 편하다. 내가 부족한 것이 아니고 조금 더 충분히 공부하면 결과가 좋게 나올 거라는 희망을 품도록 해주니까. 그런데 그 '충분히'라는 말의 경계가 참 애매하다. 하루가 충분할 수도 있고, 열흘이 충분할 수도 있고, 일 년 내내 해도 충분하지 않을 수가 있다. 기준이 정해져 있지도 않고 상황에 따라 영역에 따라 나의 상태에 따라서 계속 변동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내가 그동안 해오던 공부 방법을 분석해서 변화시키려 하기보다는 고수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이 한 명 있다. 중학교에 다닐 때는 사립학교에서 그냥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평범하게 지냈다. 공부도 시험 기간에만 준비하고 적당히 중상위권을 유지하는 정도.

이 학생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집 근처에 있는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이기는 하지만 평소에 가고 싶었던 학교가 아닌 본인의 동네에서 공부를 많이 안 한다는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에 배정받게 된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기특한 결심을 하게 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공부를 다들 안 한다고 하니까 난 열심히 해서 내신을 잘 받아야지!' 그리고 난생처음으로 복습이라는 것을 매일 하기 시작했다. 그날 배운 공부는 그날 복습을 마치고, 주말에는 그 주에 배운 것들을 한 번 더 복습하면서 공부했다.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왔다. 공부를 자발적으로 한 적이 이번이 처음이라 공부는 충분히 열심히 하면서 시험 준비를 했다고 생각이 되지만 마음이 왠지 불안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폭망 하면 공부를 포기할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자, 이런 상황에서 시험을 망하면 포기를 하게 될까? 학생이든 어른이든 폭망이라는 결과 앞에서 어떠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

많은 어른과 많은 학생과 대화를 나누면서 또 그들을 지켜보면서 내가 깨달은 것이 있다. 결과도 물론 중요 하지만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그다음의 또 다른 결과가 정해진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서 마음도 많이 단단해지고 용기와 자신감도 더 생겨난다.

첫 시험 혹은 초기 시험에 폭망 한 경우(여러 번의 시험이나 익숙해진 시험의 경우도 비슷하긴 하다), 그 결과를 활용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어떤 것이 틀렸는지 틀린 부분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오답 정리를 하면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모든 사람이 선호하는 방법이고 굉장히 중요한 방법이다.

또 다른 하나는 그동안 공부해왔던 방법을 전체적으로 다시 살펴보고 공부 방법을 전적으로 변경 혹은 개선하는 것이다. 특히 첫 시험에서는 이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열심히 준비한 첫 시험인데 폭망이라면 거기에는 분명히 어떤 이유가 있다. 공부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했거나, 문제를 더 많이 풀어봐야 하는데 이론만 중심으로 공부했다거나, 넓은 시야로 공부해야 하는데 부분적으로 공부해서 그 부분 부분을 이을 수 없었다거나, 등등 이 모든 것은 공부 ‘방법’에 대한 문제이다. 과목별로 공부하는 방법은 차이가 있다. 어쩌다 보니 건축, 언어, 문학, 심리, 상담, 예술, 등등 다양한 공부를 하게 되었고, 오랜 시간 가르치는 직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분야별로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나는 그 방법에 맞추어서 공부라는 것을 그다지 잘하지는 못해도 전반적인 부분이 눈에 보여서 타인을 이끌어 주는 역할은 잘하게 된 것이다.

중, 고등학생들에게도, 대학생들에게도 봄은 중간고사 기간이다. 공무원 준비를 하는 분들도 봄은 시험의 기간이다. 또 일 년에 한 번 치러지는 시험은 보통 10-11월에 있어서 초기 준비 과정이 필요한 기간이 봄철이다.

최근에 폭망에 대해 걱정하는 학생과 일 년에 한 번 있는 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친구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모든 공부는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지금 하는 공부 방법을 통해서 원하는 결과에 이르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면 내가 이야기한 부분에 대해서 적어도 한 번쯤은 고민해 보고 개선해 나가면 좋을 것 같았다. 나와 이 이야기를 했던 이들은 새로운 부분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시험에 대한 두려움이 그 뒤에 다가오는 희망으로 대체되는 것 같은 안도의 표정이 그들에게 떠오르는 것이 보였다. 나는 다소 안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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