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류&운송산업 탄소배출량 측정 전문기업 글렉입니다.
오늘도 택배가 왔다. 현관문을 열자 거대한 박스가 나를 반긴다. 설레는 마음으로 테이프를 뜯어내는데, 손가락에 걸리는 비닐의 감촉이 왠지 무겁게 느껴진다. 박스를 열자 작은 립스틱 하나가 마치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홀로 남겨진 것처럼 덩그러니 놓여있다. 에어캡은 몇 겹이나 둘러싸여 있고, 종이 완충재는 박스 가득 채워져 있다.
제품을 꺼내고 남은 포장재들을 바라본다. 거실 바닥을 가득 메운 이 쓰레기들이 어디로 갈까. 문득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이 떠오른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많은 것들을 한 번 쓰고 버리게 되었을까.
베트남 전자상거래 협회의 조사 결과를 접했을 때, 나는 숨이 막혔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10억 달러 상당의 상품이 판매될 때마다 7,600톤의 플라스틱이 버려진다고 한다. 이는 일반 상거래보다 5배나 많은 폐기물이다.
평균적으로 택배 상자의 44퍼센트가 빈 공간이며, 이로 인해 연간 122톤의 불필요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지난주 친구와 카페에서 만났다. 그녀는 최근 온라인 쇼핑을 끊었다고 했다. "포장재 버리는 데만 30분이 걸렸어. 그걸 보면서 내가 지구에 무슨 짓을 하고 있나 싶더라고." 그녀의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소셜미디어를 들여다보면 비슷한 목소리들이 넘쳐난다. 과대포장에 대한 불만, 환경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변화에 대한 갈망. 실제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73퍼센트가 친환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들 중 65퍼센트가 친환경 배송을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MZ세대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20대와 30대의 85퍼센트가 친환경 배송을 선호하며,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기업의 제품은 아예 구매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나의 조카도 최근 "이모, 이 브랜드는 환경을 생각 안 해서 안 사요"라며 나를 놀라게 했다.
과대포장의 문제는 단순히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자원의 낭비, 운송 효율성의 저하, 처리 비용의 증가라는 악순환을 만든다. 빈 공간이 많은 박스는 배송 트럭의 공간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만들고, 같은 양의 제품을 배송하는데 더 많은 차량이 필요하게 된다. 이는 곧 더 많은 탄소 배출로 이어진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이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를 시작했다. 쿠팡은 로켓배송 친환경 프로젝트를 통해 친환경 포장재 사용률을 90퍼센트 이상으로 높였고, 이로 인해 브랜드 호감도가 32퍼센트 상승했다. 해외에서도 코카콜라가 지속가능성 목표를 재설정하며 포장재 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고, 아마존은 기후 서약 발표 후 신규 기업 고객이 40퍼센트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어제 또 택배를 주문했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달랐다.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물건들을 한 번에 주문했고, 배송 요청사항에 "포장 최소화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작은 실천이지만,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변화를 만든다고 믿는다.
며칠 전 받은 택배는 놀라웠다. 박스 크기가 제품에 딱 맞았고, 불필요한 완충재도 없었다. 판매자가 보낸 메모에는 "환경을 생각하는 포장으로 보내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 작은 메모 한 장이 주는 감동이 컸다.
소비자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브랜드 전환 이유 1위가 환경 친화적 서비스라는 조사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우리가 친환경 배송을 요구하고, 과대포장 제품에 대해 피드백을 남기고,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의 제품을 선택한다면 시장은 반드시 변할 것이다.
오늘 밤, 분리수거를 하며 다시 한번 생각한다. 택배 상자를 뜯는 순간의 설렘도 좋지만, 그 후에 남는 것들에 대한 책임도 우리의 몫이라는 것을. 작은 관심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친환경 배송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소비자와 기업이 함께 노력한다면, 택배를 받는 즐거움과 환경 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이 오기를, 그리고 내가 그 변화의 일부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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