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by 재이리




나는 주변 사람들에 비해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

바쁘게 생활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늘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외로움을 스스로 잘 견뎌내지 못하는 편이라,

이런저런 일을 만들어내고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즐긴다.


그런 내가,

요즘 이상하리만큼 갑자기 혼자가 익숙해지고 외로움에 적응하고 있다.

혼자 사는 것의 즐거움을 터득하고 있달까.

일을 하면서 틈틈이 나를 가꾸고 내 공간을 채우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부족하다.


이전의 나보다 더 나은 내 모습으로 바뀌어갈 때의 성취감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물론, 줄지 않는 식욕과 여전히 정이 가지 않는 운동에 괴로움도 크지만.

일과 공부로 바쁘다가도 5분이든 10분이든 잠깐의 틈이 생기면 악기를 집어 든다.

우쿨렐레를 잡고 새로 배운 코드를 쳐보기도 하고, 느리지만 더듬더듬 한 마디씩 피아노도 연습한다.


내 공간을 꾸미는 저렴한 가구와 소품을 들이고 배치하는 데에도 한껏 열을 올리고 있다.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아이템을 사고 생각해둔 장소에 놓았을 때,

그것이 마치 원래 이 곳에 있었던 것인 마냥 내가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나는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며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문득, 걱정스러운 친구의 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서른을 코앞에 둔 지금,

그 누구보다 바쁘게 짝꿍을 찾아야 하는 이때에

혼자 사는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한다니.



혹시, 이것은 위험신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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