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사랑할 수밖에

찰나 그 순간의 기록 #08

by 재이리




스물 여해가 넘도록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오며

그간의 마음을 나누었던 이들과의 소통에 익숙해져 있던 두 사람이 만났다.



이렇듯 갑작스러운 인연으로 이어진 이들이기에,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기까지는 그만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지내온 환경과 소통방식이 비슷했다면 그 시간은 비교적 짧을지도 모르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일 테다.


같이 걸어가기 위해 서로에게 맞춰가야 할 것과 서로에 대해 알아가야 할 것은 셀 수 없이 많다.

그 과정에서의 빈번한 충돌은 어쩌면 당연한 것.


자그마치 20년,

그 오랜 세월을 서로 다르게 살아왔는데

단 몇 번의 대화와 다툼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면 그건 욕심이 아닐까.


그 사람의 연인이 되고 싶다면,

애가 타고 힘이 들겠지만 당연히 나와 다를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이해하고 배려하며 그 과정을 버텨내야 한다.

상대가 맞춰주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또 어떤 부분에서는 나 역시 한발 물러서서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한다.



참, 복잡하고도 어렵다.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중 내 사람 하나를 얻기가 왜 이리도 힘이 드는지.

그런데 그 오랜 시간 공들여 이어놓은 인연의 끈이 끊어지는 것은 어쩜 그리 한 순간인지.

그때를 생각하면 이 모든 것들이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덧없고, 덧없고 또 덧없다.


골치 아픈 일이라는 것을 안다.

만남에는 이별이 따라올 것이라는 것 역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찌할 수 없다.



그래도 좋으니까, 사랑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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