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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림공작소 Jan 29. 2020

고전미와 세련미를 갖춘 추리물

아흔한 번째 영화, 나이브스 아웃을 보고


외국에서는 제작 발표 소식만으로 떠들썩했다고 하지만, 솔직히 개봉 이후에도 이런 영화가 있는지도 몰랐었다. 포스터를 보면 어벤져스 마냥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고, 포스터 상단에 출연배우 이름이 빼곡히 쓰여있는데 다니엘 크레이그와 크리스 에반스 외에는 아는 이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댓글마다 절대 스포를 당하지 말라는 말과 정말 잘 만들어진 영화인데 왜 이렇게 인기가 없는지 안타깝다는 말이 있어서 극장으로 향했다. 


이 영화는 외딴 저택에서 벌어진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으로, 기본적으로는 추리물의 성격을 띠고 있다. 고딕풍의 저택이나 소품 하나하나가 영화 분위기와 너무나 잘 어울려서 시작하자마자 그 분위기에 흠뻑 빠지게 된다. 시대적 배경만 보면 현대물인데, 저택의 소품을 보면 고전 영화 같은 느낌. 추리 또한 최첨단 추리가 아니라서 약 30년 전의 TV 탐정물인 ‘형사 콜롬보’를 생각나게 한다. 시작하자마자 매력 포인트가 쏟아지지만,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2시간 동안 이 영화를 보게 되는 관점이 계속해서 바뀌게 된다는 점이다.


=== 스포가 있습니다 ===


영화는 저명한 추리소설 작가의 사망으로부터 시작된다. 작가는 85세 생일의 다음날 사망했고, 생일잔치에 모인 가족 구성원 모두가 용의자 선상에 오른다. 하지만, 뚜렷한 살해 동기가 없고 자살로 보이는 정황 때문에 경찰들은 자살로 결론을 내리려 하지만, 사설탐정 브누아 블랑(다니엘 크레이그)은 의문을 품게 된다.


관객인 나 또한 ‘자살이면 영화로 만들었을 리 없으니’ 누가 범인인지 촉을 세우고 영화를 보게 된다. 이때는 탐정의 마인드로 영화를 본다.  가족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에게 불리한 거짓말은 적당히 필터링 해 가면서 그 날의 진실을 머릿속에서 재구성하게 된다. 작가 생전에 가족 구성원들과 부딪힌 장면 등을 통해 작가의 죽음으로 누가 어떤 이익을 얻게 되는지, 그게 살인 동기가 될 수 있을지 등을 유추하며 알리바이를 살피게 된다. 


그러다 불쑥 그 날의 진실이 너무나 빨리 공개가 되어버린다. 어떻게 보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어이없는 사고로 작가는 죽음에 이르고, 범인은 하필 가장 안타까운 인물인 간병인 마르타로 드러난다. 작가 또한 자신이 아끼는 마르타를 용의자 선상에서 벗어나게 만들기 위해, 죽음 직전에 추리소설 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자신의 죽음을 설계한다. 그 후에는 죽은 작가와 살아있는 탐정의 추리 대결을 지켜보는 관점으로 보게 된다. 마치 죽은 제갈공명과 사마의의 대결 같다고나 할까. 


설계는 뛰어났으나 이를 수행한 범인이 나쁜 짓에는 영 소질이 없어서 허점을 곳곳에 남기게 되고, 심지어는 왓슨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이른다. 셜록을 도와야 할 왓슨은 도움은 커녕 자신이 남긴 증거를 지우느라 정신이 없다. 이쯤 되면 안타까운 사연의 범인에게 감정 이입을 하게 되어, 그저 들키지 않길 바라며 애타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게 된다. 


이렇게 아슬아슬할 줄타기 끝에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은, 변호사의 유언 발표로 다시 아수라장이 된다. 집을 포함한 모든 재산을 간병인인 마르타에게 준다는 것. 이로 인해 마르타를 가족 구성원처럼 여긴다는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게 위협을 받는 상황에 처하고, 평소 가족에게 불만이 많았던 랜섬과 한 팀으로 일하기에 이른다. 이때부터는 케이퍼 무비 같은 모습으로 변한다. 그 이후에는 블랑 마저 가세하며 본격 수사물이 되고, 영화는 끝을 향해 달린다.


한 편의 영화 속에 몇 번의 변화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 변화가 갑작스럽지 않고 물 흐르듯 흘러간다. 심지어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과 완벽한 대응을 이루며, 아주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영화는 130분 가까이 되지만 중간중간 대놓고 웃기는 코믹한 장면들도 있고, 돌려서 풍자하는 장면도 많아서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이 영화가 130분이나 된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


국내에서는 겨울왕국 2에 밀려 100만 명도 불러들이지 못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2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두며 속편 발표까지 나왔다. 추리극이라는 특성상 블랑 탐정 역의 다니엘 크레이그 외에는 모두 나오지 않겠지만, 이런 스타일의 추리극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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