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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림공작소 Feb 28. 2020

극장이 전장으로 바뀌는 마법

아흔세 번째 영화, 1917을 보고

아흔두 번째 영화, 작은 아씨들을 보고


기생충 덕분에 자연스럽게 홍보가 된 영화. 딱 그 정도의 첫인상이었다. 기생충의 가장 강력한 작품상 라이벌로 다뤄졌기에 좋은 영화일 것이라는 선입견, 그게 내가 알고 있던 사전 정보의 거의 전부였다. 덧붙이자면 전쟁 영화라는 것, 그리고 샘 멘데스 감독의 영화라는 것까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앞으로 샘 멘데스 감독은 꼭 봐야겠다는 것과 이 영화는 무조건 아이맥스로 봐야 한다는 점, 그리고 여태까지 본 전쟁 영화 중 최고였다는 점이다.


하나씩 이야기하자면, 이전에 샘 멘데스 감독의 영화는 딱 1개밖에 보지 않았다. 대표작인 아메리칸 뷰티나 스카이폴이 아닌 로드 투 퍼디션이었는데, 그 무거운 분위기에 흠뻑 빠져서 당시에 꽤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했었다. 특히, 촬영을 맡은 콘래드 홀과 음악을 맡은 토머스 뉴먼에게도 반해서 열심히 검색했던 기억이 난다. (3명이 함께 작업한 아메리칸 뷰티는 스포 당해서 아직도 안 보고 있다…)


그 후로 한참을 잊고 지내다가 이번 영화로 다시 그 대단함을 느끼게 됐다. 촬영감독인 콘래드 홀은 로드 투 퍼디션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다른 2명의 조합은 여전히 강렬하다. 여담이지만, 스카이폴과 레볼루셔너리 로드도 이 2명이 함께 작업했다니, 왜 여태 안 봤나 싶다. 시작부터 끝까지 마치 한 컷으로 촬영한 느낌의 연출 덕분에 마치 전장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었고,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OST 덕분에 한순간도 긴장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날 때쯤엔 약간 뻐근한 느낌이 들 정도.


그리고 이 모든 감정을 극대화한 것은 아이맥스 덕분이다. 과연 내가 이 영화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봤어도, 아니 집에서 프로젝터로 봤더라도 이런 감정을 느꼈을까 싶다.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지만, 영화 시작 후 20~30분이 지나도록 적의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지만,  명령이 떨어진 직후부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긴장을 하게 된다. 적나라하게 그려진 전장의 참혹한 모습에서 이미 압도되고, 이후에는 쥐 한 마리가 기어 다닐 때도 움찔하게 된다. 영화 자체가 훌륭하니 이렇게 몰입할 수 있었겠지만, 아이맥스는 불길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모든 장면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특히 새벽녘 화염에 휩싸인 마을의 모습과 마지막 달리기 장면은 잊히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여태까지 본 전쟁 영화 중 가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전쟁 영화라는 카테고리가 전쟁을 어떤 식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범위가 넓어지지만, 전쟁을 직접적으로 다룬 라이언 일병 구하기, 덩케르크, 태극기 휘날리며 등에 비교했을 때 훨씬 인상적으로 봤다. 전쟁을 현실적으로 표현한 점 외에 그토록 찾던 중위와의 만남에서의 드라마까지. 이 장면을 볼 때의 슬픈 감정은 드라마에 집중한 다른 전쟁 영화들 그 이상이었다. 현장감과 드라마까지 모두 놓치지 않은 영화로, 아직 극장에 걸려있을 때 꼭 보길 권하는 영화이다. 하지만, 요즘은 극장에 가기가 겁나는 세상이라 속 시원하게 추천을 할 수 없다는 점이 너무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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