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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림공작소 Apr 07. 2019

생각지 못 했던 외주 업무의 순기능 3가지

물론, 단점도 있지만 극복할 방법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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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은 버텨보려 했으나, 잔고 급락으로 예정에 없던 외주를 시작하게 됐다. 외주의 단점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생각지 못 한 장점도 있었다.

외주를 하기로 결심한 나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조건이 명확하므로 답은 간단했다. 모르는 사람한테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할 수 있어야 했고, 가능한 출근을 하지 않아 내 사업과 병행을 할 수 있어야 했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서비스 기획자였다. 그리고 퇴사 이후에는 내 서비스를 직접 만들고 운영해야 하니, 개발을 좀 더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외주는 서비스 기획 아니면 개발이었다. 기획은 업무 특성상 미팅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일 출근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난 3년간 기획과 개발의 비중은 1:9 정도로 진행했다.


이번 글에서는 외주를 할 때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써보려고 하는데, 각각 한 단어로 표현해볼 수 있겠다. 장점은 '확장'이고 단점은 '시간'이다.


첫 번째, 실력의 확장

데드라인 때문에 힘들지 몰라도, 필요하다


예전에 인상 깊게 본 안철수 관련 기사가 있었다. 

학교 강의와 연 1백여 차례 강연으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요즘에는 최첨단 기술이 발표될 때마다 잡지사에 전화해 해당 기술에 대한 칼럼을 기고하겠다고 제안한다. 스스로에게 강제로 책임을 부여한 후 원고 마감을 위해 어떻게든 공부를 해서 기술을 완벽하게 익힌다는 것이다.

농담 삼아하는 말이지만, Deadline Driven Development (DDD)라는 말이 있는데, 효과는 이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사람의 의지는 생각보다 약하고, 책임감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평소에 안 해봤던 영역에 대해서는 막연히 겁을 먹고 안 하거나 기약 없이 미루게 되는데, 외주 작업 범위에 들어가면 약속된 기간 내에 해야 한다. 그렇게 내가 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확장된다. 



두 번째, 분야의 확장

그동안 몰랐던 시장을 많이 듣게 된다


지난 3년 동안 프로젝트를 20개 정도 한 것 같다. 한 번 좋은 인연을 맺은 클라이언트는 몇 번 더 같이 일을 하기 때문에 클라이언트 수는 20명보다는 적은 편인데, 모든 클라이언트는 각자의 인생 아이템이란 것이 있다. 나오기만 하면 대박 날 것 같고, 누가 먼저 할까 조마조마하고, 이 아이디어를 듣고 있는 내가 어디 가서 말할까 걱정되는 그런 아이템들이 모두에게 있다. 참 다양한 곳에서 사업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를 한다. 클라이언트 미팅 중에서 이때가 가장 재미있다. 


여담이지만,  웃긴 것은 이게 어딘가에서의 내 모습이기도 하다는 것. 내가 아이디어를 들으며 ‘그렇게 대박 날 것 같지 않은데…’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도 많은데, 내 아이디어 또한 그렇게 들릴 것이라는 것. 그래서 그동안 내 아이템을 그렇게 떠들고 다녔음에도 3년 동안 아무도 하지 않은 것이 납득이 된다 :) 결국, 이게 대박 아이템인지 아닌지는 만들어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만약에 미팅을 하지 않고서도 이런 경험을 간접적으로 해보고 싶다면, 위시켓 같은 아웃소싱 플랫폼을 들여다봐도 좋다. 다양한 아이템을 내걸고 업체 또는 프리랜서를 구하는 게시물이 많은데, 여기에는 보안상 몇몇 키워드 밖에 볼 수 없어서 미팅보다 깊이는 훨씬 얕다. 그래도 이렇게 나의 관심사 밖 영역을 접하는 시도들은 내가 생각하는 틀의 한계를 깨는데 도움이 된다.



세 번째, 관계의 확장

주특기가 같은 사람들만 있으면 일이 진행이 안 된다


분야의 확장과도 비슷한 맥락인데 회사에서는 영업직이 아닌 이상 사내, 그중에서도 같은 팀과 실 외에는 친해지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주특기가 겹치는 사람들하고만 가까워지기 마련이고, 나는 3개의 회사를 다녔는데 입사 동기를 제외하면 아직도 연락하며 만나는 사람 중 90%는 기획자다. 이러한 인맥은 서로 공감하며 이야기하기엔 좋을지 몰라도, 일거리가 생기지 않는다. 내가 잘하는 건 그 사람도 할 수 있어서 굳이 나한테 맡길 이유가 없다. 그런데 백그라운드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내가 잘하는 건 그 사람이 못 하고, 그 사람이 잘하는 건 내가 못 한다. 서로 힘을 합치면 무슨 그림이 그려진다.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디자이너와 결혼을 한 건 이런 면에서도 참 좋다.


그렇기 때문에 적당한 네트워킹은 필요하다. 외주는 강제 네트워킹이기도 하다. 클라이언트는 기술적인 지식이나 감각은 부족할지 몰라도, 사업에 관한 한 나보다 훨씬 선배인 경우가 많다. 내 주위에 기획자가 많듯이, 클라이언트 주위에는 또 다른 사업가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신뢰를 줄 수 있다면, 기회는 또 생길 수 있다.



단점은 시간이다. 예상했던 일정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거나, 여러 가지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판단이 어려울 때가 있다. 외주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면 할수록, 내 본래 업무를 등한시하게 되어 계속 제자리걸음에 머물게 된다. 내가 그랬다. 분명히 ‘내 일을 하겠다’며 회사를 나왔는데, 여전히 ‘남의 일에 훨씬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2가지 방법이 있다. 어려운 문제도 금방 해결할 수 있도록 실력을 키우는 방법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To Do 리스트를 매번 확인하지 않도록 하여 버려지는 시간을 아끼는 것이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다가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점점 나에게 맞춰나가고 있다. Notion 덕분이다.




다음 글에서는 마지막에 언급한 Notion을 활용한 To Do 리스트 정리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모든 일에 적합하지는 않고 반복적인 일을 하는 분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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