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림공작소 Jun 30. 2019

장면과 음악으로 기억되는 영화

예순네 번째 영화, 비긴 어게인을 보고


찾아보면 은근 필모그래피가 다채로운데, 우리가 아는 것은 오로지 음악 영화뿐. 존 카니 감독의 이야기다. 특히, 원스와 비긴 어게인의 메인 음악은 TV에서 자주 흘러나와 강제 주입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비긴 어게인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수익이 가장 크다고 하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알만하다. 


비긴 어게인의 제목은 ‘주인공 남녀가 다시 시작한다는 이야기’인데, 무엇을 다시 시작하는지는 서로 다르다. 그레타 (키이라 나이틀리)는 남자 친구와의 이별 후 힘들어하던 상황이었고, 댄 (마크 러팔로)은 음반 프로듀서로서 입지가 작아지다 결국은 자신이 차린 회사에서 쫓겨나기에 이른다. 그레타는 사랑을 잃었고, 댄은 커리어를 잃었다. 그러면 영화의 이야기는 사랑도 찾고 커리어도 되찾는다는 이야기로 흘러갈 것 같지만, 다행히도(?) 그렇게 단순한 플롯은 아니었다. 


영화의 내용이 뻔하지 않게 흘러갔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었다. 이 영화는 내용보다 음악과 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시종일관 흘러나오는 음악과 거리 한복판과 옥상에서 이뤄지는 연주 장면 등이 인상적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2가지인데, 하나는 댄과 그레타가 Y자 케이블에 이어폰을 연결해서 음악을 들으며 뉴욕 거리를 다니는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댄이 처음 그레타의 음악을 들으며 머릿속으로 반주 세션을 추가시키며 곡이 완성되어가는 장면이다. 


특히, 댄이 들은 그 음악이 일반 관객에게도 좋아야 “아, 반할만하네…”라고 설득력이 생기는데, 초반에 그레타가 혼자 부를 때의 장면과 댄이 들을 때의 장면이 확실하게 대비되면서 그 노래가 더 좋게 들려지는 효과가 생긴다. 무엇보다 악기가 연주자 없이 홀로 움직이는 모습도 참신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대표곡인 Lost Star보다 이때 흘러나온 A Step You Can’t Take Back과 옥상에서 연주한 Tell Me If You Wanna Go Home을 더 좋아한다.


그리고 이 영화를 오랜만에 다시 보니, 키이라 나이틀리가 반가웠다. 마크 러팔로는 헐크의 모습으로 1년에 1,2번씩 꼬박꼬박 보고 있는데, 키이라 나이틀리의 영화는 한동안 못 봤다. 내가 본 마지막 영화는 이미테이션 게임. 분명히 더 예쁜 배우는 참 많은데, 이상하게도 끌리는 매력이 있다. 러브 액츄얼리와 오만과 편견의 효과인지, 그때의 매력이 정말 평생 가고 있다.


음악 영화는 OST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도 한참을 같이 하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인지 글림공작소의 이름으로 다룬 영화 중 음악 소재의 영화가 벌써 10개 정도에 이른다. 그만큼 성공 확률이 높거나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인 것 같다. 조만간 이 감독의 다른 음악 영화인 싱 스트리트도 봐야겠다. 7월에는 극장 개봉작 중 볼 것도 많고, 볼 영화가 정말 많아서 고민 :) 



배경화면 다운로드 받기

아이폰 X (1125 x 2436), 16:9 고화질 (1080 x 1920) 이미지를 받으실 수 있어요. 




다른 매거진의 최신 글


매거진의 이전글 이런 속편이라면 5편도 환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