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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Aug 01. 2024

연대와 협력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만 읽길!

주의 - 120일의 항해보고서로 아주 "긴" 글임을 미리 경고했음

커리어를 개척해 가는 1인 창업가인 나에게는 연대와 협력산소와 햇살 같은 것. 

직장에서 팀원들과 더 나은 소통을 하고 싶은 너라면, 흠……. 사회적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조직에 있다면, 넌 연대와 협력이라는 단어를 꼭 챙기고 싶을 거야. 내가 그랬거든. 5년 전에 창업하고, 연대와 협력이란 단어로 쓴맛 단맛 매운맛 신맛 등등등을 다 맛봤거든. 그리고, 이 두 단어를 3개월 동안 함께 경험하고, 매달 글로 서로의 생각을 살피면서, 각자 성장을 도모한다는 이 워크보트에 승선을 했지. 


까딱하면 놓칠뻔한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이 티켓을 쥐었다. 

지난 2월 23일에 “승선 지원서”를 메일로 띄우고, 27일에 “승선을 환영해”란 답장을 받고, 지금까지 120일 정도 항해를 했다. 이 글은 나의 120일 워크보트 항해의 결과 보고서야. 여기서 배운 것들이 씨앗이 되어서 연대와 협력으로 임팩트라는 결과를 거두는 여정에 대해 파악이 되기 시작했어. 호기심이 좀 일어나니, 너도?


그럼, 연대와 협력의 120간의 항해보고서, 개봉~   

드디어 배가 들어온다. 출항할 때 이 순간의 기분이 어떨지 상상했었지. 흐흐흐   사진: Unsplash의 Vidar Nordli-Mathisen

1. 앗! 반말! 워크보트는 반말을 쓰나 보다. 이런…… 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동방예의지국인 대한민국에서 50대인 나로서는 이렇게 진짜로 반말로, 아니, “평어”로 대화하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어. 6기로 출항한 우린 모두 5명인데, 40대가 3명, 60대가 1명, 50대가 1명이고, 모두 평어를 써! 첫날의 충격만큼 지금은 평어를 쓰는 것이 재미있어. 며칠 전에는 비즈니스 미팅에서 만난 업체의 대표님과 소통이 잘 되었고, “친구 할까요?”하시는데, “그래? 그럼, 우리 이제 평어 쓸까?”라고 신나서 대화하는 나를 봤어. 그 대표님은 급 당황하고, 옆에 있던 이사님은 “술이라도 한 잔해야 가능하지 않을까요?”하시더라. “생수 마셔도 평어는 잘 나와…….. 요.”라는 나. 평어로 소통해 봤니, 너는?


매달 한 편씩 “연대와 협력”을 주제로 글을 쓰고, 나누는 “워크보트”는 벌써 3년이나 되었대. 2024년 2월에 두둥~~ 6기로 참여한 나는 기존 선원들과도 온라인으로 인사를 나눴어. 1기~6기가 실제로 만날 날이 언제 있겠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만나자마자 우리만의 문화, 즉 연대가 느껴졌어. 같은 언어(=평어)를 쓰고, 비슷한 가치관(연대와 협력)을 가지고, 같은 경험(워크보트를 3개월간 승선)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어이, 나 이제야 왔어. 잘 있었어?”라는 마음이 들더라. 매 기수마다 3-4명인 듯 해. 인원수가 작아서 더욱 소중해.

평어를 사용하면서 서로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되더라. 그냥 서로에게 제안도 마음 편하게 툭 툭 가볍게 던질 수 있고, 내 마음에 울림이 없으면 또 가볍게 “고마워, 난 패스.”할 수 있고. 근데 말이야…..  


선입견으로 "연대와 협력"이란 단어가 덮여 있었음을 발견했어. (사진: Unsplash의 Khadeeja Yasser)

2. 느슨해…… 워크보트의 초대장엔 “느슨한 연대와 협력”이라고 적혀 있는데, 진짜야.

“연대”라면서 “느슨할 것이 기본값”으로 설정되어 있다니…. 사회적으로 “연대”라는 단어는 “얼마나 딴딴하게 이슈가 전개되는지를 보았던 사례”를 떠올릴 때 워크보트에서의 느슨함은 어색했어. 내 마음 한쪽에서는 “아니, 이렇게 여유롭게 연대와 협력을 배운다고? 이 단어들이 얼마나 중요한데. 이렇게 3개월?”이라는 마음이 솔직히 있었어.



놀라운 “사실”이 펼쳐지더라. 그 느슨한 공간/여유 사이로 수많은 태도와 마인드가 스르륵 자리 잡게 되고, 자연스럽게 “연대”가 되더라고. 힘을 준 것 같지 않은데 무술을 해 내는 고수들에게서 전수받는 느낌이랄까. 아하! 120일을 항해하고 나니 이젠 “느슨한 만큼 포용력이 확장되는 것이 연대”라는 것을 깨달았어. 특정 집단이 사회적인 운동을 이끌 때 발휘하려고 하는 그 강력한 연대, 부담되는 연대, “구린” 연대는 힘이 바짝 들어간 만큼 참여자들은 힘이 빠지는 걸 느끼게 하는 이 에너지의 더하기 빼기도 깨달았어.

사진: Unsplash의 jesse orrico

3. “협업”은 일을 같이 하는 것이고, “협력”은 에너지를 같이 나누는 것이야. 

협업은 동일한 대상, 즉 목표물로 모두가 시선을 모으는 일이야. 대조적으로 에너지를 나누는 “협력”은 각자 보는 대상이 달라. 특히 내가 못 보는 걸 다른 사람은 쉽게 보고, 내게 제안해 줄 때 협력의 불씨가 밝혀지더라.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과 갖고 있는 정보는 모두가 달라. 워크보트에서는 각자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길에서 내가 먼저 갖고 있는 것이 있으면, “선뜻” 준다. 내 경우에는 이렇게 “그냥” 주는 선물 같은 정보가 너무 많았어. 6기 동료 선원들은 “탄탄에게 필요할 것 같아서.” “탄탄은 지금 찾는데, 나는 그쪽 관련해서 꽤 오랫동안 봐 왔어. 그래서 정보가 많아서 그냥 주는 거야. 좋아하니까 내가 더 좋네.”라고 톡을 툭 던진단다. 이렇게 맞춤형으로 줄 수 있는 것은 상대의 시선에서 볼 때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해. 특히 당사자인 나는 상상도 못 했는데, 누군가가 “그냥” 건넬 때의 놀라움과 반가움, 한 단어로는 “정”을 느꼈단다.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른 빛깔들, 콘셉트들, 우리들 (사진: Unsplash의 Kassey Downard)

4.”기브 앤 테이크 give & take”와 “기브 앤 리시브 give & receive”는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른 결이다.

협업은 “기브 앤 테이크, 즉 내가 줬으니 너도 내놓아야 계산이 맞지”라는 마인드야. 협력은 “기브 앤 리시브, 즉 그냥 주고 싶어서 주고, 그냥 주니 그냥 받는 상호작용”이야. 그냥 줄 수 있는 마음은 “공감”에서 시작되고, 나는 대가를 못 받거나 말거나 그냥 주는 것은 사랑이야.


사람 간의 관계 및 상호 작용의 다른 형태를 분간해 둘 가치가 있어.

기버 Giver –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듣고 그냥 주는 사람

플리저 Pleaser – 결과로 얻고 싶은 것이 있어서 상대도 주기를 기대하고 행동하는 사람.

테이커 Taker – 남의 상황과는 상관없이 자신은 무엇이든 받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

리시버 Receiver – 기대하지 않지만, 주어지는 것을 감사히 그냥 받을 수 있는 사람


팀워크를 구성하는데 어떤 사람을 만날 것인가? (사진: Unsplash의 Debby Hudson)

관계에 있어서 누군가에게서 무엇을 받겠다고 계획적으로 다가가는 것은 우리 스스로 자제하지. 상대가 필요해 보이는 것이 있으면 선뜻 주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는 많아. 가끔 자기 사정도 힘들지만, 성심껏 아니, 내가 손해를 보면서도 돕는 경우들도 흔히 봐. 받을 때는 “얻었다는 기쁨”이 보여서 건네준 나도 그냥 기뻐지지. 근데 말이야……. 


여기서 내가 놓쳤던 부분을 이번에 발견을 했어. 


그 기쁨을 나는 어쩌면, “너는 이게 많구나. 너는 자주, 늘 주는 사람이더라. 이번에도 줘서 고맙다”는 의미일 수도 있었다는 것이야. 예를 들어서, 대화를 하는 건 두 사람인데, 화제는 온통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어. 자기에게 집중하고 있는 사람은 자기 말을 들어주는 사람에 대한 궁금함은 커녕, 자신의 처지에만 빠져 있지. “힘드니까 그렇겠지”라고 이해하고, “어떻게 지내?”라는 첫 인사 조차 없는 상대를 오히려 더 챙겨줘. 헤어질 때도 “들어줘서 고마워. 너도 잘 지내”라는 말보다는 “너는 원래 잘 듣잖아. 너는 듣는 거 좋아하잖아”는 식으로 자기 이야기만 한 것을 정당화하는 사람들. 이 경우를 나는 이제야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어. 조건 없이 줄 수 있고, 내 마음은 내가 챙길 수 있어. 상대의 반응과는 상관없이. 근데 이런 상황이 한 번, 또 한 번. “설마”인 상황이 자꾸 쌓이고, 한쪽만 황폐해질 수 있어. “버틴다”는 정서가 이렇게 생겨나는 것 같아. 그리고, 이 관계가 주변인들에게까지 확산이 된다면, 연대와 협력은 결국 특정 몇 명에 의해 부서지게 될 수 있어. 


연대와 협력의 문화를 세우는 팀워크를 디자인하려면, 설계도, 공식, 노하우가 있을터! 답은 워크보트? (사진: Unsplash의 Randy Fath)

연대와 협력을 함께 할 때 그 과정의 결과로 “일/과제”만을 기대하지 않아. 오히려 “신뢰/관계”를 얻게 되지. 위의 4가지 개념은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른 상호 작용을 섬세하게, 극명하게 구분해 두었어. 내가 워크보트에 승선을 하게 된 동기는 연대와 협력이 잘 일어나는 안전한 공간, 그 커뮤니티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공식 같은 것”을 탐험해 보기 위해서였어. 


6기 승선기간은 나의 지평을 넓혀 주었어.   


각자의 취향대로 축하 케이크를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의 공간, 워크보트. (사진: Unsplash의 Toa Heftiba)

5. 기대가 없이 워크보트에 승선했고, 120일 동안 기대 이상으로 받았다.

3년 전 워크보트라는 사회적 실험을 시작하고, “느슨한 연대와 협력”을 오늘까지 지켜온 마리. 초심을 그대로 간직하며, 아직도 “이게 될까?”라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둔 그녀. 지난 세월 동안 선배 크루들이 적은 항해 과정을 차곡차곡 기록해 둔 금고의 열쇠를 6기로 합류한 우리에게 그냥 건네준 그녀. 마리는 첫 미팅에서부터 신입인 나를 놀라게 했어. 재미있는 건 3년 동안 늘 그렇게 해 왔던 창립자 마리는 그런 자신의 행동이 너무 자연스러웠다는 거야. 우리가 “그냥” 나눈 대화를 마리는 묵묵히 혼자서 키워드로 뽑아서, 금고에 정갈히 기록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툭하고 톡”을 던졌어. “언제든지 거기 보면 있어. 필요할 때 써.” 마리가 3년 이상의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지켜 주어서 고마웠어.


소중한 워크보트 6기 칭구들

“이것 보고 탄탄 생각났는데 벌써 닿았구나”라는 올리브.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면, 언제든 말해. 탄탄 도울 거야”라는 졍. 

“그런 일은 지니가 전문이니까, 탄탄이 하고 싶으면 같이 해봐. 난 탄탄이 댄싱 가이가 되면, 기꺼이 제1의 댄서가 되어 주겠어”라고 말하는 마리. 

워크보트의 초대장을 띄워준 지니에게 무한 감사.   


120일 동안 그 누구보다도 자주 보았기에 이 친구들이 어떤 의미에서 하는 말인지를 알고, 감동을 받았어. 별다른 기대 없이 가볍게 신청했는데 이렇게 멋진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얻었어. 


너는 너로, 나는 나일 때 작품이 나온다.

사슴 동네에 들어가 본 적이 있니? 네덜란드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숲에는 수십 마리의 사슴들이 살고 있었어. 네덜란드 왕실에서 관리하는 숲이라서, 사슴들이 서식하고 있대. 사람을 보고 놀라지 않도록, 멀리서 쉬고 있는 사슴들의 등을 보았어. 그렇게 보기만 하는데도 내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걸 경험한 적이 있어. 그 숲에 나를 데려간 친구가 사슴과 눈을 마주하면서 찍은 사진을 보내 주었어. 사진 속 사슴은 “왔니? 내 사진 찍고 싶구나. 그래, 그럼 포즈 취해 줄게.”라고 속삭이듯이 가만히 카메라 렌즈를 응시하는 눈빛이었어.


Photo by Nienke 전자책 <피닉스 주파수>의 저자

내가 가장 멋진 모습일 때, 그런 나의 모습을 네가 사진에 담아 줄 때, 우리가 행하는 연대와 협력은 작품이 되는 것 같아. 워크보트를 승선하면서 난 TAN TAN 이란 이름으로 불러 달라고 했어. 120일 전의 내 정체성은 TAN TAN에 담겨 있었으니까. TANTransformation At islaNd, 즉 "섬에서 변신을 하기"가 내 비즈니스의 미션이고, 이를 이름에 담았어. 동료 크루들은 내 이름을 참 많이 불러 주었어. 이 친구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 난 내가 누구인지를 문득 깨달았고, 자유로움을 느꼈어.


연대라는 이름으로 똘똘 뭉칠 때 사실 부담과 피로를 느끼곤 했어. 

함께하지 못할 때는 죄책감도 숨길 수 없었고. 내가 찾던 연대는 이게 아니라는 걸 어슴푸레 느꼈지만, “그럼, 뭔데?”에 대해서는 대답이 궁했어. 내가 찾던 연대는 다수를 위해 내가 살아 있는, 나를 비롯한 우리 개개인을 숨 쉬게 하는 넉넉한 공간이었어. 신속한 속도로 성과를 이루기보다는 연대의 공기 속에서 어느 순간 선물로 협력을 받는 것이었어.

이런 "세런디퍼티"를! 왼쪽은 지난 3월 워크보트를 출항 때, 오른쪽은 지난 7월 워크 보트를 입항 때. 

너에게 선물 같은 사람이 나는 되고 싶어. 내가 지향하는 어떤 사람, 진정 TAN TAN이 되어서 너에게 그냥 선물이 되고 싶단다. 네가 되고 싶은 네가 될 때 공공성이 실현된다는 것을 너는 보여 주었고, 나는 봐 왔어. 그래서 네가 잘 되어야 해. 너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야. 나의 행복이 너의 행복이듯이. 너와 나, 우리는 레고처럼 무엇이든 이 세상에 만들어낼 수 있어.


나의 경험, 우리의 추억이 너에게 어떻게 읽힐지 궁금하네. 

직접 체험하고 싶다면, 워크보트 7기에 지원해 봐.

사진: Unsplash의 frank mckenna

<요약>   

“평어”는 마술 주문. 파트너십이 자연스럽게 싹트는 환경을 만든다.

“느슨하게” ~ 통로의 여유만큼 누구든, 무엇이든 품고 갈 수 있다.

비슷하지만 다른 콘셉트: 협업은 업, 즉 일을 나누는 과정이고, 협력은 힘, 즉 에너지를 나누는 일이다. 협업은 일을 쳐다보는 것이고, 협력은 서로의 등 뒤에서 그 사람이 보는 방향을 보는 것이다.

기대가 없었더니, 기대 밖으로 받는다: 서로 다른 레고조각/사람들이 모여서 무엇이든 창조할 수 있다.

나다울 수 있는 공간이 워크보트다: 내 이름은 남들이 불러줄 때 이름값을 한다. 워크보트에서 받은 “사랑”으로 나는 더 내가 된다.


이렇게 워크보트 6기는 하선을 한다.

함께라서 행복했어, 졍, 올리브, 마리, 지니!

워크보트의 이름으로 광주도 여행가고, 아티스트, 환경운동가, 앙트십도 만나고, 참 재미있는 항해였다. 



* Top 사진: Unsplash의 Iain Kenne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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