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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Jul 27. 2019

대안 찾는 부모들

트랙 A가 아닌 것도 알겠다, 다른 길을 가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근데?

호기심이 많은 취학 전 아동 A였다. 이제 초등 4학년이고 최근에 마음에 드는 공룡 인형을 샀다. 하지만 학교에 가져 가서는 안되고 집에서만 놀아야 한다는 걸 안다. 물이 떨어지는 실험을 하면서 핸드폰으로 촬영을 하는걸 무척 좋아하지만 집이 지저분해지는 것은 싫어서 삼가한다. 핸드폰 게임을 하는 시간이 점점 늘고 있다. 부모는 호기심이 다시 커졌으면 하고 바란다. 어린이는 잘 놀아야 한다고 격려해 보지만, 무얼 하고 놀아야할지 모르겠다고 A는 대답한다. 

 

시간은 한정 되어 있고, 수학 점수를 높여야 하니 학원 시간과 학원 숙제를 우선적으로, 불균형적으로 시간을 배분하니, B가 정작 적성을 탐색해 보거나 자신의 재능을 실험해 볼 시간은 커녕 여유도 말라 버렸다.  결과는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재미 삼아 무엇인가를 시도해 보자고 하기 보다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남들 보다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네가 우승할지도 모른다는 확신을 B의 부모는 초등학교 때 길러 주었다. 중학생이 된 B는 "완벽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면 안 하는 것이 낫다"는 논리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을 패스하고 있다.  


시험을 치루고 점수가 나오지 않아도 늘 만족한 미소를 띄우던 초등시절의 B가 부모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중등이 되어 점수에 따라 기분 곡선이 업다운이 심하게 된 것이 안타깝다. 누가 뭐래도 자기 실력이 남다르다고 믿는 과목이 있고, 전략 과목으로 선택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내신관리가 중요한 중학교 시험에서는 몰라서 틀리는 것이 아니라 복습을 하지 않아서 놓치는 것이 아니라 점수차이를 내야하기 때문에 그렇게 출제될 수 밖에 없는 문제들에게 걸려서 B는 여기서도 넘어진다. 아무리 노력해도 90점대를 닿을 수 있는 점수가 아니라면 영수학원을 의미없이 다니지 말라는 조언과 상을 타든 안 타든 도전해 본다는 것에 의미가 있으니 한번 도전해 보라는 말을 동시에 듣는다. 


"초죽음이 되도록 하는데 점수가 안 나와요."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가는데에 옆에 있을 수 있는 어른은 누구일까? 

학교일까? 학생 수가 많다고 하고, 가르치는 일 외에도 격무에 시달린다고 한다. 

학원일까? "가르쳐 준 문제를 또 틀리는 너는 왜 사냐"고 학원쌤이 질문을 하는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중학생인 아이들이 오히려 어른인 부모들에게 설명한다. 

 

부모들은 "용기가 없어" 결정을 못하겠다고 한다. 대안이 대안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 형편에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라고 한다. 이 문제를 풀고 싶다. 용기를 내지 않고도, 누구의 형편에서도, 거대하고 완벽한 대안은 아니지만, 아주 깃털만큼의 무게로 해 볼 수 있는 답들을 이리 저리 찾아 내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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