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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라 다행이야

by 김콤마

오늘의 말씀

지역에서 내가 낸데 하는 사람들이 분양받는 거죠.

—부동산에서



묵상

집 주변에 타운하우스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몇 달 전부터 분양을 하고 있는데 걸어 놓은 현수막에 유명한 설계사 이름이 적혀 있고 집집마다 수영장을 만든다는 것만 봐도 분양가가 비싸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어요.


집 알아보러 부동산에 다니다가 호기심에 분양가를 물어보니 무려 10억이라네요. 그 비싼 집을 어떤 사람들이 분양받냐니까 “내가 낸데” 하는 사람들이래요.


재미있는 표현이에요. 그럼 니가 니지 나냐?


10억이라니 정말 어마어마한 가격입니다. 그 돈 모으려면 우리 부부 연봉을 죄다 저축한다 해도 한참이에요.


그런데 며칠 전에 미술학원 선생님과 얘기하는데 선생님 친구는 서울에서 20평대 아파트에 사는데 집값이 5억이래요. 매매가가 아니라 전세가가!


세상에, 그 돈이면 여기서는 40평대 새 아파트 사고 남는 돈으로 벤츠도 한 대 뽑는데…….


서울 살면 10억으로도 수영장 딸린 호화 주택은커녕 아파트 한 채 사면 끝이겠죠?


연애 때 아내 따라 서울 떠나올 때는 아쉬운 소리 많이 했는데 서울에 계속 눌러앉아 있었으면 어떻게 집을 구했을지 아찔하네요. 집값 생각하면 지방 소도시 사는 게 천만다행이에요.


먹고 보고 즐길 게 대도시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겠습니다.



기도

억돌이가 마음껏 뛰어놀아도 되는 집에서 살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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