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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맛집은 여기!

by 김콤마

오늘의 말씀

뷔페의 수준은 칠리 새우를 보면 알 수 있다.

—나



묵상

볼일이 있어 대전에 다녀왔습니다. 아내, 억돌이, 장모님까지 해서 네 식구가요. 억돌이 데리고 1시간 넘는 거리를 가기는 처음이고 억돌이 데리고 용무를 보긴 어려워서 장모님께 SOS를 쳤어요.


대전은 맛집이 없는 도시로 유명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맛집이 없는 게 아니라 명물이 없어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어디 하면 뭐다 하는 음식. 가령 제가 지금 사는 진주는 진한 육수에 면을 담고 육전을 얹어 먹는 진주 냉면이 대표 음식이에요. 하연옥이 제일 유명하고 주민들은 황포냉면도 많이 가죠. 저는 사천의 청하면옥을 제일 좋아합니다. 맛은 앞의 두 곳에 뒤지지 않는데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어서요.


아, 물론 대전 하면 성심당 튀김소보로가 있긴 하죠. 저도 좋아해요. 갓 나온 튀소는 겉바속촉의 화신이죠. 특히 단팥이 아니라 고구마가 들어간 튀소구마는 세계 최강 소보로입니다. 근데 사실 빵은 주식보다는 간식에 가깝잖아요? 그래서 맛집이라 하기가 좀 그래요.


저희 부부가 대전 최강 맛집으로 꼽는 곳은…… 두구두구두! 베스타뷔페입니다. 네, 이름 그대로 뷔페예요. 뷔페가 다 거기서 거기지 무슨 맛집씩이나 되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여긴 저희가 가본 뷔페 중에서 가성비가 가장 좋습니다.


그렇다고 저렴하고 적당히 구색 갖춘 뷔페는 아니에요. 가격은 좀 있어요. 평일 점심 33,000원, 저녁 42,000원, 주말 46,000원. 아주 비싼 건 아니지만 부담 없는 가격도 아니죠.


근데 음식이 맛있습니다. 고급 레스토랑에 비할 바는 아니라도 일반 식당 중에서 잘하는 집 정도는 돼요. 제가 뷔페의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이 칠리 새우예요. 어지간한 뷔페는 칠리 새우가 정말 맛없거든요. 새끼손가락만 한 새우를 튀김옷 잔뜩 입혀서 엄지손가락만 하게 만들어 놓느라 퍽퍽하고 양념도 너무 짜거나 들큰합니다.


하지만 베스타의 칠리새우는 웬만한 중국집보다 나아요. 새우가 튼실하고 쫄깃하면서 양념도 단맵신짠의 절묘한 균형을 보여줍니다.


맛도 맛이지만 음식의 종류도 많아요. 웬만한 결혼식장 뷔페보다 많습니다. 특히 케이크가 20종쯤 되고요, 요거트가 있는데 이게 또 맛이 일품입니다. 오늘 아내와 장모님 둘이서 요거트를 10병쯤 떠먹은 것도 아니고 그냥 쭈욱 마셨어요. 병 크기가 슈퍼에서 파는 야쿠르트만 하긴 합니다만 다른 요리도 잔뜩 먹었는데 그 정도면 꽤 많은 양이죠.


대전 살 때 짠순이인 아내를 조르고 졸라서 가끔 가던 곳인데(매번 먹고 나갈 때는 너무 맛있었다고 다음 달에 또 오자고 해 놓고 집에 가면 반년 후로 자기 마음대로 기간을 늘려버리더라고요) 진주 와서 너무 그리웠거든요. 그래서 오늘 대전 간 김에 장모님까지 모시고 다녀왔습니다.


장모님도 무척 만족하셨어요. 보통 뷔페는 종류만 많이 해 놓고 맛은 별로 없는데 여기는 다르다시면서 배가 부르게 드셨습니다. 저와 아내도 언제 또 올지 모른다며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먹었고요. 뷔페를 나서는데 고작 6접시 밖에 못 먹는 내 배가 너무나 원망스러웠어요.


세상에 이런 뷔페 없습니다. 이 가격에 이 정도로 만족스러운 뷔페 못 봤어요. 그래서인지 여기는 가격이 좀 있는데도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도 사람이 바글바글 합니다.


베스타뷔페, 대전 맛집으로 강추입니다.



기도

우리 집 근처에도 이런 뷔페 하나 생기게 해 주세요.


*이 글은 베스타뷔페에서 협찬을 해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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