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애 보느니 밭을 간다고 했죠

by 김콤마

오늘의 말씀

프로페셔널은 배고프고 힘든 상황에서 불가능한 임무를 해내는 사람이 아니다. 일해야 할 때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려 놓고 있는 사람이다.

—김혜진 외, ⟪실리콘밸리를 그리다⟫



묵상

얼마 전부터 억돌이 데리고 아침 산책 안 갑니다. 피곤해서요. 가기 전에도 피곤하고 갔다 오면 더 피곤해요.


그 시간에 아내가 대신 유모차에 태워서 나갔다 와요. 저는 뭐하냐고요? 일합니다.


지금 번역하는 책의 일정이 살짝 빠듯하게 느껴져서 육아의 거의 아내가 전담하고 저는 일을 더 하기로 했습니다. 평소보다 하루에 1시간씩은 더 일해요.


일하는 중간에 억돌이 거의 안 봐요. 그리고 아내가 억돌이 소리 지르지 말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 데리고 나갔다 옵니다.


그러니까 일이 훨씬 잘되네요. 억돌이 본다고 흐름 끊기지도 않고, 억돌이 괴성 때문에 집중력 흐트러지지도 않고, 애한테 체력 안 쓰니까 몸에 기운도 더 흐르고요. 게다가 더위까지 물러갔으니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어도 꽤 좋습니다.


제가 억돌이 태어나고 초반에 아내한테 그랬어요. “회사 다니고 싶다.” 다녀본 적은 없지만 집에서 육아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회사 가는 게 낫겠다는 심정이었지요.


요즘 확실히 느낍니다. 애 보는 것보다 일하는 게 훨씬 쉽고 재미있다는 걸. 애 안 보니 살 것 같아요. 아내와 억돌이에겐 미안하지만 솔직한 심정입니다.



기도

아내가 지치지 않게 해 주세요. 그래야 제가 애 덜 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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