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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이라이트 Jan 05. 2021

번역가가 되고 싶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

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노경아 외 4인, 세나북스


저는 어떤 직업에 입문하려고 할 때 조언을 구하기에 가장 좋은 사람은 경력이 5~10년쯤 된 현직자라고 생각해요. 그보다 짧으면 아직 그 일에 대해 잘 모를 테고, 더 길면 올챙이 시절이 잘 기억나지 않아 입문자의 입장에서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기가 어려울 테니까요.

이 책이 딱 그 정도 경력의 도서 번역가들이 쓴 책입니다. 시중에 번역가가 쓴 책은 애초에 많지도 않거니와 번역 기술을 가르치는 책을 뺀 에세이나 소개서는 사실 경력 많은 사람들이 쓴 게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이 책은 특별합니다.

저자들은 일본어와 중국어 번역가이며 모두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확한 통계 자료는 본 적 없지만 제 경험에 비춰보면 확실히 출판계에는 남자보다 여자 번역가가 많아요. 제가 번역 아카데미 수강할 때도, 번역 대학원 다닐 때도 여자가 남자보다 월등히 많았고 SNS에서 볼 수 있는 번역가도 대부분 여성이죠. 남자들이 SNS를 잘 안 해서 그런 걸까요?

여하튼 저자들은 그런 공통점이 있는 분들이고 경력도 위에서 말한 대로 5~10년입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기르는 사람도 있고 아직 싱글도 있어요. 나이는 30~50대로 추정되네요.

그래서 그 나이대 여자분 중에 번역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당연히 읽어봐야 할 테고 그렇지 않더라도 번역가가 될 생각이 있다면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번역가가 된 경위, 번역의 기쁨과 슬픔, 번역에 임하는 자세 등을 아우르며 번역가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다 읽고 나면 과연 자신이 번역을 하기에 적절한 사람인지 판단이 설 겁니다.

저도 번역가로서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어요. 번역가는 다 비슷한가 보다 했죠. 예를 들면 이런 점이요.

1. 어디 나가는 거보다 집에 있는 게 좋다.
2. 프리랜서라고 맨날 카페 가서 일하고 아무 때고 훌쩍 여행 떠나는 건 그냥 환상일 뿐이다.
3. 이제 조직 생활은 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4. 세상에 자기 번역료에 만족하는 번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안 그래도 지난 연휴에 브런치를 통해 번역가가 꿈이라는 중학생의 메일을 받고 조언을 해주면서​ 책 두 권을 추천해줬는데 그중 한 권이 바로 이 책입니다.

참고로 이 책은 도서 번역만 다루고 있고 산업 번역, 영상 번역, 게임 번역의 현실은 다를 수 있습니다.

나머지 한 권이요? 당연히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내 책)죠. 번역가 되고 싶다면서 아직 이 책 안 읽은 사람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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