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브런치 작가님의 메일을 받았다. 최근 심경의 변화를 겪고 번역에 뜻을 뒀는데 내가 올린 글들이 도움이 됐다는 내용이었다.
(돈 안 되는) 번역가 하지 말라고 만류하려다 번역으로 큰돈 벌 생각은 없고 일 자체가 재미있을 것 같다는 말에 내 다짐 겸 조언을 전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번역가가 아니라 창작자로 인식하라고.
내가 최근에 그랬다. 나를 번역가로 한정하지 않고 창작자라는 더 큰 범주에 넣었다. 그랬더니 번역 외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도 시간 낭비라거나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있다는 자책에 휘둘리지 않는다. 그리고 내 앞에 더 전망 좋은 길이 펼쳐져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N잡의 시대에 자신을 어느 한 직업에만 한정하는 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내가 매일 그림을 그리는 건 만화가가 되기 위한 게 아니다. 창작자로서 내 역량을 계발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