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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이라이트 Apr 11. 2023

굴러들어 온 특강을 걷어찼다

인터뷰로 인연을 맺은 동료 번역가 선생님이 고등학교 직업 특강을 제안하셨다. 나는 감사하지만 거절했다.


왜냐하면 나는 이 출판번역이란 일이 타인에게 적극적으로 권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고생한 만큼 금전적 보상이 안 돌아오기 때문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선배 번역가들의 책과 인터뷰를 봐도 전부 번역료가 짜도 너무 짜다고들 한다.


그렇게 우리고 우려서 짠맛 밖에 안 남은 찌개 같은 번역료를 받고도 일할만큼 재미있긴 하지만 남이 한다면 만류하고 싶은 일이다.


그래서 미래가 창창한 청소년들에게 차마 좋은 일이라고 소개할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실컷 장점을 설명해 놓고 "근데 이거 돈 안 되니까 금수저 아니면 하지 마세요"라고 하면 들은 사람에게 얼마나 시간 낭비인가.


그래서 고사하는 메일을 보내고 위의 그림을 그리고 나서 봤더니 다른 동료 번역가 선생님이 브런치에 글을 올렸다. 제목은 '더 이상 번역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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