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들(나 포함)의 입맛은 정직하다. 맛없는 식당은 다시 찾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오늘 원래는 맥도날드에 가려다 샛길로 새서 처음 간 우리 동네 변두리의 연식이 좀 된 해장국집은 맛집 중의 맛집이다. 세상에, 진짜 식당에 여자는 하나도 없고 다 남자, 그것도 다 나보다 나이 많은 아저씨들이야!
나는 막국수를 시켰는데 단맛이 부족해서 아쉬웠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반찬으로 두툼한 수육 5점과 깻잎과 상추에 보쌈 김치가 나왔다. 수육 한 점 먹었더니 야들야들한 게 맛이 기막히다.
그러고서 주문 들어가는 소리를 들으니 막국수는 아무도 안 먹고 다들 선지해장국 아니면 소고기국밥 아니면 돼지국밥이다.
아재들은 왜 국밥을 좋아하는가. 밥 한 그릇 말아서 말도 안 하고 후루룩 뚝딱 해치우고 일어나면 남는 시간에 담배를 피우든 노가리를 까든 뭘 하든 할 수 있고, 밥과 국물과 고기가 합쳐져서 든든한 배가 못 해도 두세 시간은 가기 때문이다.
다음엔 나도 돼지국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