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배 아프다고 끙끙대서 하루 쉬라니까
굳이 유치원 간다고 고집을 고집을!
옷 다 입고 짐 다 챙겨서 나갔다가
결국엔 배 아파서 다시 집에 돌아오는데
지하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갑자기
꾸웨엑!
바닥에 토 한 바가지 붓고
옷에도 묻고 신발에도 묻고...
빡쳐서 애한테 막 뭐라 하는데
하필 그때 엘리베이터 열리면서
이웃과 눈이 마주쳤다.
그러니까 다 빡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역정을 내고 집에 와서도 분이 안 풀려서
현관을 걷어찼다.
그러니까 그냥 집에 있으랬잖아!!!
그렇게 승질을 내고 나면 마음이 편칠 않다.
풀이 죽은 애한테 아까 승질내서 미안하다니까
그제야 서러운 눈물 뚝뚝.
이건 첫째 얘기고 저녁에는 둘째가 갑자기
내 바지에 손가락을 슥슥 문지르더니
"닦아! 닦아!" 하길래
휴지 근처에 있던 엄마에게 보냈다.
잠시 후 들리는 아내의 비명.
"으악! 똥!"
똥 싸고 기저귀에 손 넣었다가 똥이 묻으니까
아빠 바지에 닦고 그래도 안 닦이니까
닦아 달라고 한 거였다.
와 토에 똥에 무슨 날이야.
그리고 그걸 나한테 왜 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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