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와 시험의 늪

벼락치기 마스터

by 글쓰는 몽상가 LEE

드디어 올것이 오고야 말았다.

1학기 과제와 중간고사 시즌이 온 것이다.


나름 미리미리 한다고 했는데도 결국은 벼락치기처럼 빡빡한 일정에 과제와 시험을 몰아서 하게 되었다.


내가 처리해야(?)할 과목은 정신병리학, 상담면접, 심리치료 3과목이다.

정신병리학, 심리치료는 수업 중 PPT발표수업을 포함해서 쪽지시험과 레포트 제출이 있었고 상담면접은 실습영상 촬영, 축어록 작성, 레포트를 제출해야 한다.



출처: 구글





과제 3개 중 특히 정신병리학은 레포트 분량이 만만치 않았는데, 교수님께서 논문을 미리 써보는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작성하면 좋겠다고 하셨다(교수님 저는 논문 쓸 생각이 없는걸요). 그때는 분량이 많아서 어떻게 채워야할지, 논문을 쓸지 안쓸지도 몰라서 그저 막막했는데, 레퍼런스를 참고하고 논문형식으로 작성하는 연습을 하다보니 정말 졸업 논문을 쓰는데 도움이 된거 같다.


PPT 발표자료를 만드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다. 요즘은 템플릿 종류도 많이 있어서 내용 요점만 잘 정리하면 멋드러지게 만들 수 있다. 문제는 떨리는 염소 목소리로 발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줌(ZOOM)으로 발표해서 교수님이나 동기들 화면을 보지 않고 PPT화면에만 집중힐 수 있었다(그럼에도 발표할때 목소리가 떨리고 음이탈나고 난리난리).


그래도 세 과목중에 내가 좋아하고 관심있는 과목이라 스트레스를 덜 받았던 것 같다. 쪽지시험은 오픈북이였는데 오픈북이 원래 더 힘든것이라는 것을 이때 제대로 알게 되었다. 답을 쓰는것이 다가 아닌 내 생각까지 써야하는 논술아닌 논술 같은 느낌적인 느낌인데 어째서 '쪽지'시험인지 의문이다.





심리치료 역시 수업중 PPT발표와 매 순간하는 토론점수, 페이퍼 제출, 쪽지시험이 있었다. 심리치료는 프로이트, 아들러, 융 등 익숙한 이론들이 많아서 어렵거나 낯선 내용은 없었다. 그렇지만 자료를 깔끔하게 만들고 발표를 요약하는것이 관건이었다. 그런데 나는 저 앞에 익숙한 학자들의 이론이 아닌 동양심리 파트(도교, 유학, 불교사상 등)를 맡았는데 지금은 불교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책도 사서 보지만 과제 당시에는 흥미가 덜했다(지금처럼 불교사상에 관심을 가지고 과제를 했다면 교수님이 감격하셨을지도).


내용을 정리하는데 아무리봐도 책 전체가 중요한 것 같아서 어떤 내용을 요약해야 할지도 몰랐다. 결국 최대한 줄이고 줄였는데도 페이지가 엄청 많았다. 발표시간도 1시간을 넘지 않도록 조절해야 했는데, 내용이 방대하다보니 시간이 부족해서 교수님이 황급히 내용을 정리하셨다. 이때 나는 '망했다'는 생각에 울적했지만 일단 발표가 끝났다는거에 후련했다(이렇게까지 발표 알레르기가 있을줄은).


토론은 지금 생각해도 웬만하면 안했으면 싶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이것 또한 스킬이 생겨서 점점 토론 좀 할 줄 아는 감자로 진화할 수 있었다. 쪽지시험은 간단한 단답형으로 진행돼서 그나마 여기서는 점수를 얻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심리치료 과목은 발표 망친게 마음이 쓰렸지만, 기말고사가 남아있고 기말 배점이 더 크니까 그때 더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위안삼았던 것 같다.




대망의 상담면접 과목. 상담심리 전공의 첫 걸음이자 중요한 과목이다. 과제도 두 과목에 비해 범상치가 않았다. 첫번째 과제는 내가 상담자가 되어서 내담자와 함께 상담기법을 활용할 수 있는 사례를 선정하여 상담을 진행하고 그 상황을 영상촬영하여 제출하는 것이다(발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한테 영상촬영이라뇨. 교수님 왜 이러시는거에요).


우리는 아직 학생이고 이제 막 배우는 단계라 일반 내담자를 대상으로 할수는 없었고 친구나 주변 지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해도 된다고 하셨다.


나는 친한 친구를 섭외해서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장소를 대여해서 상담실 같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촬영을 했다. 영상에는 내 얼굴이 나오게끔 촬영하는거라 친구에겐 부담이 덜해서 다행이었다.


친구와 진행했던 상담주제가 결국 내 졸업논문의 주제로 이어졌는데 이런걸 보면 모든 일은 이미 다 정해진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정말 이때는 과제만 하느라 아무생각이 없었기 때문).


우여곡절끝에 촬영을 마치고, 화면에 나오는 내 모습에 적응하지 못한 채 축어록 작성을 마친 후 교수님께 첫 번째 과제를 보냈다.


두번째 과제는 페이퍼 제출인데, 교수님께서 추천하신 책을 읽고 내 의견을 논하는 글쓰기 과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책을 읽는 것과 글쓰기는 내가 좋아하지만 너무나 전공책스러운 책이라서 쉽지 않았다.


분량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지만 두꺼운 책을 한글 1페이지로 요약하는게 더 어려웠다. 길고 긴 내용 중 핵심을 담아내는게 중요한데 포인트를 잘못 잡으면 엉뚱한 글이 되기 때문이다.






지지고 볶고 어쨌든 벼락치기로 세 과목의 과제와 시험을 무사히 마쳤다.


직장과 병행하면서 출석하는 것도, 수업듣는 것도 만만치 않았지만 그래도 할만 했는데, 과제와 중간고사가 시작되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고 몸살에 걸렸다).


앞으로 남은 2년의 시간동안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됐지만 이왕 시작한거 무를수도 없고 해야지!



출처: 아찔(ARTZZIL)



* 다음 시간에는 학회 세미나 등 대학원에서 수업 이외에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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