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는 매주 5일 일을 한다. 이 일에서 가치를 찾았고 , 하고 싶은 일이기에 묵묵히 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벌리는 돈은 작고 , 원하지 않은 일이지만 큰돈을 거머쥘 수 있는 일은
버티기에 버겁다. 그래서 적어도 스트레스라도 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어설픈 금액으로 받는 월급봉투에는 일을 하며 살아온 D의 한 달이 담겨있었다. 10일에 받는 월급, 그리고 그 달의 말이 되면 날아오는 각종 고지서와 카드내역서, 대출금까지 머리가 지끈하다. 일만 하며 한 달을 살아왔는데 , 숨만 쉬는 데에도 한정된 수입에 비해 돈은 빠르게 사라진다.
D는 보통 주말이 되면 외식을 하기도 하고 사람을 만나기도 했었다. 세월이 흐를수록 그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혼자 몸으로 버티는 일마저도 힘겨워진 것이다.
맞게 살아가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들었다. 모두가 힘이 들다면, 다들 왜 사는 건지 생각했다. 먹먹해지는 마음에 전 날 퇴근하고 오는 길에 받아온 우울증 약 봉투 안에 들어있는 약 두 알을 물과 함께 입에 털어 넣었다. 사실 약을 먹어도 괜찮아지는지 모르겠다. 의사 선생님이 괜찮아진다고 하였기에 그렇게 생각하자라고 읊조리며 두 알을 몸 안으로 넘겼다. 플라시보 효과인지 조금은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
달력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토요일이다. 일어나자마자 대충 아침을 토스트로 때우고 약을 먹고 멍 때리며 가만히 앉아있었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시계는 째깍째깍 언제 그렇게 흘렀는지 4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점심을 먹지 않은 사실이 떠올라 자리에서 일어난다.
작은 분리형 원룸.
문을 열고 나가기만 하면 냉장고가 그곳에 있다. 울적한 기분에 작은 사치를 부리고 싶어 냉동실 문을 열어 얼려두었던 훈제 연어를 봉지채로 물에 담가 녹인다. 어느 정도 녹았다 싶으면 봉지에서 소분해놓은 연어를 꺼내 든다. 그러고는 밥솥에 들어있는 한 그릇 분량의 밥을 덜어내 조물조물 초밥 모양을 만든다. 다음으로 연와사비를 꺼내 밥 위에 작게 짜고는 연어를 올린다.
이번 달은 또 아껴야 한다. 전문가가 만들어주는 싱싱한 회초밥을 먹고 싶지만 , 어느샌가 만날 사람도 먹을 여유도 없다. D에게 있는 것은 마트에서 세일할 때 저렴하게 구매한 연어만이 있었다.
불은 켜지도 않고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 가벼운 예능프로그램을 튼다.
약간의 소음과 약간의 빛.
그리고 뭔가 어설픈 직접 만든 초밥.
어설픈 하루가 또 그렇게 흘러간다. D는 물과 함께 이 초밥을 삼키고 나면 또다시 약 두 알을 털어 넣을 것이다. 그러곤 또 한참을 멍하게 있다 일요일을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