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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루미악토버 Jun 25. 2017

나무


어느 날부터 나는 나무가 참 좋아졌다. 언제부터인지는 기억이 안 난다.


조금씩 왜 그런가 생각을 해보았지만 뚜렷한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다. 단 하나 나무가 주는 푸르름과 안정감에 반했다는 사실만큼은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나무의 푸르름은 생을 느끼게 한다. 톡톡 튀며 생동감이 느껴진다. 살아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한껏 푸르렀으면 좋겠다. 특히나 햇살이 비칠 때에는 더욱 조화롭게 맑은 기운을 전해준다. 덕분에 위로받는다.


그렇다고 나무의 잎만 그렇게 좋다고 말하기엔 오랜 시간 동안 상처가 나있는 몸통 부분도 좋다. 버텨내어 주었기에 감사하다. 어떻게 뻗어나가도 그 줄기는 모두 아름답고 그 줄기에 있는 나무의 산물들 역시 아름답다.


모든 나무는 그 나무 자체가 아름답다. 그 자체로도 충분히 좋으며 , 좋은 조경사를 만나 더 아름답게 다듬어져도 어찌 되었던 본래의 의도대로 뻗어나가고 피어나는 모습이 마치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 같아서 좋아했다.

내가 살아가고싶은 모습이라 좋아했다.


알겠다. 나는 마치 사람 같아서.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갖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아서 나는 나무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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