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글쓰기 120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내리고, 설거지하고, 음쓰 정리하고 허리 좀 펴는데
임작갑이 나를 호출한다.
“김매니저. 나 다리 좀 주물러 줘!”
아니. 아침 내내 분주하게 다닌 것을 봐놓고, 도와줄 생각은 없었으면서.
일이 끝나고 내 글 쓰려고 하니까 그 타이밍에!!!
‘빠직’하고 오른쪽 이마 실핏줄이 돋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웬수가 50걸음을 가달라고 하면 100걸음을 같이 가 주는 것이 인격자의 도리 아니겠는가,.
나는 최대한 부드럽고 따뜻하고 온화하고 자애로운 목소리로 아내에 다가가서 다리를 주물렀다.
“어머~ 우리 고객님. 지금 상태가 너무 안 좋으시다. 이거 봐. 다 굳었네 굳었어. 어뜨케해~~
아주 돌덩어리네, 돌덩어리야. 아니 이러고 어뜨케 달리기를 하셨데? 우리 고객님 힘드셨죠?
자자. 돌려봐요. 아이고 굳었네. 굳었어~”
내 말에 임작갑은 자기 상태를 알아주는 것에 굉장히 고무된 목소리로 그런다.
“아. 그런가요? 제가요. 요즘 계속 1일 10키로 달리기를 하고 있거든요. 아휴. 어찌나 힘든지.
뛰면서도. ‘내가 미쳤지. 왜 이런 걸 한다고 해서, 고생을 자초하는 건데!!’라고 한다니까요?
그런데 쓰앵님. 제 상태가 그렇게 심각한가요? 어디가 그렇게 굳었어요?”
훗. 그런 질문에는 응당 대답해주는 것이 인지상정!
“니. 양심이요. 아주 돌덩이 같이 굳었어요. 닝겐적으로 나 아직 아침 커피도 다 못 마셨거든요?
그런데 분주하게 일하는 거 누워서 다 보면서도 모른 척 자빠져서 뭉개고 있더니.
일 다 끝나고 이제 커피 한 모금하려고 했더니 다리 주무르라고!?!
내가 너 사랑하니까 다 하는 거야. 알아? 이런 거 돈으로 해결하려면 너는 평생 못해! 알아?”
도대체 내 말의 어디가 웃겼는지 임작갑은 혼자 큭큭거리면서 웃는다.
아마 지가 뭉개고 있다는 부분부터 웃은 것 같다.
다리 주무르고 등짝 스매시를 맞고, 치즈계란 토스트를 만들어 바친 후에야
아침 업무가 끝났다.
이제 점심 만들 시간이다.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