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에 대한 10분 글쓰기.
일요일 아침. 어제부터 꽤나 시원해진 공기에 밖으로 나섰다.
"나도 따라가고 싶어."
7살인 둘째 아이가 애절하게 말했다.
요즘 주말에는 11살인 첫째에게 둘째를 맡겨두고 부부끼리만 잠시 운동을 하고 바로 오곤 했는데, 둘째가 따라나서겠다고 한 것이다.
"밖에 더우니까 그럼 너는 킥보드 타고 엄마 아빠 운동하는데 따라올래?"
아이 얼굴에 화색이 돌고 더운데 괜찮겠냐는 물음에도 씩씩하게 잠옷을 입고 따라나섰다.
가장 높은 층인 우리 집에서 느낀 공기와 다르게 아침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그런지 뙤약볕에 대지가 달궈지고 있어 더웠다.
아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일단 모른 척.
엄마아빠 운동 방해하면 안 되고, 더운 거 감안하고 가야 한다는 말에 아이는 멋모르고 따라온 걸 알았지만 이제 되돌리긴 늦었으니까 모른 척 하자.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엄마 아빠가 도란도란 함께 운동하는 걸 한 번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었기에 일단 트랙을 돌기 시작했다. 직진 본능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엄마 아빠 신경 쓰지 않고 쌩쌩 앞으로 나갈 법도 한데 조신하고 겁 많은 성격이라 아이는 엄마, 아빠와 발맞춰 킥보드를 운전한다. 셋이 나란히 트랙을 차지하고 걷다가 첫 달리기는 시작된다.
"엄마, 몇 바퀴 돌아야 돼?"
걷고 뛰고를 다섯 번 반복하면 끝난다는 말에도 아이는 몇 바퀴를 도는지가 궁금하다. 자주 와본 공원이라 거리 가늠을 익숙한 걸로 하고 싶은 거겠지.
남편은 킥보드로 자꾸 영역을 침범하는 둘째를 커버해 주며 내가 잘 뛸 수 있게 둘째의 옆을 자신이 차지한다.
"엄마 잘 뛰지? 엄마 체력이 많이 늘었어."
아이는 의아해하는 표정이다. 분명 같이 뛰고, 아빠가 뛰면서 더 말도 잘하고 잘 뛰는데 왜 엄마 칭찬을 하지? 이런 얼굴이지만 그저 묵묵히 킥보드만 운전할 뿐이다.
뛰면서 남편은 적당한 칭찬과 자세교정, 틈틈이 어플의 목소리를 반복해 주며 말을 건넨다. 왜냐하면 매일 러닝이 일상인 그와 다르게 나는 러닝 하나만으로도 힘들고 정신이 없기 때문.
아이는 너무 덥다며 힘들어하지만 미리 약속한 게 있기에 불평을 할 수 없다는 걸 알았는지 묵묵히 우리 곁을 지켜 함께 트랙을 돈다.
집에 가면 시원한 얼음물을 먹겠다는 말을 덧붙이며 아이 나름의 도전을 한다. 시끄러운 매미 소리, 무늬가 멋있는 나비가 날아가는 모습, 개미가 지나다니는 아이의 물음에 나는 턱끝까지 차오른 숨으로 겨우 답을 준다.
일요일 아침 운동으로 함께 시작하는 아침은 생각보다 훨씬 더 상쾌하다.
운동을 마치고 커피와 내가 좋아하는 반미 샌드위치를 사서 집으로 오는 길에 아이의 머릴 쓰다듬으며 말한다.
"지민이도 운동 아주 잘하네. 네 덕분에 엄마가 운동 더 잘할 수 있었어."
아이는 뿌듯함 +1 이 되었다.
혼자 뛰는 것도 좋고, 오손도손 함께 뛰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