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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재우 Jun 13. 2021

새로고침

시 모음집 #3

너는

말이 없는 사람


새벽을 남기는 사람

미지근한 숨을 토하는 사람


그때의 넌 아마도-

해보다 달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것은 우리를

한 없이 비추는 대신


행여나 다칠까

빛을 호호 불어 준다고


은은하게 피어난 꽃으로

서로의 진심을 바라보게 한다고


하지만 너는 그런 달도,

때론 한 없이 울고 싶을 거라고 했다.


그런 게 세상이라고 했다.


움츠린 문 틈 사이

조그맣게 피어난 손바닥


유난히 좁아진 어깨너머

너는 오늘도 이름 모를 약병을 털어 넣는다.


네가 사는 이 동네는

옛날 산을 깎아 만든 것이라 한다.


해가 뜬다.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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