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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업 Nov 25. 2024

시댁,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브런치북 연재를 마치며

시댁 독립을 선언한 우리 부부.


시댁에서 돌아오고 남편에게 조심스레 물어봤다.


"지금 기분이 어때?"


남편은 잠시 고민하는 듯싶더니 입을 열었다.




"후련해."

(?!)




내 마음도 그랬다.


그런데 마음속 다른 한 편에는 복잡한 생각들이 엉켜있었다.


후련하다고 말하는 남편의 얼굴을 바라봤다.


남편도 후련함 이면에 여러 감정이 스치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내가 직접 상담센터를 찾아간 이유가


시댁과 단절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기 문이었지만,

(남편과 아이들의 핏줄이기 때문)


상담을 거듭수록


시댁과의 단절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





시댁 독립을 하면 속 시원하겠다고


단편적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막상 독립 선언 후 다시 집에 돌아오자 여러 감정이 스쳤다.





후련하다고 표현한 남편 또한


분명 그 감정만 마음속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느끼는 여러 감정들을 그 또한 느끼고 있을 터.




센터에서 시댁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 기간 단절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 주었기에,


덤덤하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행히(?) 지금까지 우리가 얘기한 대로


연락이나 만남을 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독립을 선언한 기간 끝나면


우리 부부의 시댁과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전처럼 시댁의 요구에만 맞추며


살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독립의 시간 동안


우리 가족의 경계선을 건강하게 세우는 일이 지금의 목표다.




진짜 가족이 는 것은


서로의 독립된 경계선을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며


침범하거나 강요하지 않는 쌍방의 문화가 성립될 때


이뤄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모쪼록 우리 가정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의 가정도


시댁 혹은 처가와 진짜 가족이 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 본다.












- 브런치북 연재를 마치며 -




<<시댁,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상담을 받으며 용기를 내서 시작했던 연재 글 업로드.




가 시댁 일로 말 못 하고 울고 지던 그 시절처럼


막막하고 답답하고 때로는 화가 나는 일들로


괴로워하고 있을 한 사람을 돕고 싶었습니다.




겪는 일은 다르지만 제가 살아온 경험을 통해


누군가는 위로를, 누군가는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서 시작했습니다.




한 사람만이라도 저의 글을 읽고 삶이 변화된다면


저의 글은 충분히 가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생겼죠.


브런치북 첫 연재글에 10만 뷰가 터졌고,




브런치북을 끝내는 지금 이 순간에는


구독자 수 1,030명, 조회수 110만 뷰를 이미 돌파


했으니까요.





이건 저의 스토리나 필력도 있겠지만,

(겸손함은 땅에 묻어 둠)


무엇보다 시댁(고부갈등) 이슈가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조심스레 해봤습니다.

(장서갈등으로 제 글을 읽는 분도 있으실 테죠.)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상황 묘사를 하며 아팠던 과가 떠올라 괴롭기도 했고,


글을 올리고 혹시나 악플로 가족들이 입을 상처가


걱정 브런치 스토리에 들락날락하기도 했습니다.





와 비슷한 또래부터 10 ~ 30년 차 주부,


심지어는 70대 할머니,


그리고 다양한 연령층의 남성분들까지 


의 글을 읽고 깊은 공감을 해주셨니다.


댓글로 공감과 응원도 많이 받 됐죠.




 위로를 해주시고, 힘과 용기를 낼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이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 여러분입니다.



오히려 제가 글을 쓰고 얻은 게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 글을 재미있게 쓰는 이유 -



간혹 힘든 상황을 우스꽝스러운 표현으로 포장한 걸 보고


왜 이렇게 즐거워 보이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어요.




어쩌면 지금 제 글이 필요한 사람들은


실제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 글을 유쾌하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겪고 있는 현재 상황도 힘든데,


저의 힘든 이야기를 힘듦 넘치는 표현을 하며 풀어가기에는


독자에 대한 배려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힘든 시간을 겪고 계실 분들이 조금이나마 웃으면서 상황을


헤쳐가셨으면 하는 마음이 컸답니다.


(물론 저라는 사람이 유머러스 한 사람이긴 해요.)


(남편은 아니라 하지만 ^ㅗ^)


(빠지직)





- 글을 쓰며 깨달은 점 -



<<시댁,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이 제목은 사실 저를 향한 질문이었어요.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시점에도 저는 여전히


시댁 독립을 이루지 못한 상황이었고,


시댁과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했습니다.


글을 쓰는 중에 스토리가 완성되었다는 사실 ^ㅗ^

(리얼 에세이 ^^)



감사했던 것은 시댁과의 만남에 늘 수적 열세였던 제가


독자님들의 응원에 힘입어 용기 있는 결말을 맺을 수


있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또, 상담을 받고 글을 쓰면서 생각이 분명해진 것은




1.  삶의 주도권은 나에게 있다.



내가 나를 보호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보호해 줄 수 없다는 것이었어요.


부모도, 남편도, 자식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기에 내가 힘들고 어려운 부분은 현명하게 표현하고


대처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2. 진짜 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를 향한 배려가 필요하다.



서로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남가 한 가정을 이루고,


그 가족들과 교류를 할 때는


서로 간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한 가지 문화만을 고집해서도 안되고,


적절히 소통하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수용해 줄 때


진짜 가족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3. 잘못된 가족 문화도 분명히 존재한다.


조금은 조심스운 이야기이지만,


상담을 받으며 융합가족의 경우


치료를 필요로 한다는 설명을 듣게 되었어요.


그 문화에 사는 사람들은 문제점을 전혀 보지 못하기에


치료가 필요한데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였죠.



모든 가족 문화를 "문화"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기에는


간혹 치료를 필요로 하는 병리적 가족도 있기에


그런 문화는 잘못된 부분을 찾아 수정하며


새롭게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리적 문화는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내려지는 것이기에


저의 글을 읽고 상대 배우자의 가정이 병리적 가족이라고


속단하는 오류가 없길 바랍니다.)




결론은 진짜 가족이 되는 것은


쌍방향의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리 가족의 건강한 경계선을 세운 때에, 


시댁 또한 배려나 노력이 있다면 한 가족이 될 것이고,


여전히 답보상태라면 진짜 가족은  수 없는 거겠죠.


진짜 가족이 되려면 우리 가족의 건강한 경계선부터 만드는


일이 중요하단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여전히 시댁 관계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청사진은


영원한 단절이 아닙니다.


저를 통해 시댁 식구들도 독립되고 건강한 삶을 살아내어


다시 만났을 때 정상궤도의 가족 관계를 꾸리는 것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는,


어머님으로부터


"글로업아 너로 인해 우리 가족의 구조적 문제를 알게


되었고, 건강한 삶을 살게 되어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것입니다.




글 속에 상황을 묘사하다 보니


당시 어머님에 대한 분노가 느껴졌을 수 있겠지만


지금 돌아보며 느끼는 점은 감사함입니다.




시댁이 아니었다면 저는 현실에 순응하고 만족하며


개척의지는 1도 없는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니까요.

(현실 안주 잘하는 편)




- 작가로서의 삶-



브런치북 연재를 하는 중간에


공동저서인 <<꿈을 이루는 여자들>> 책을 출간하기도 했고,


베스트셀러 작가 타이틀을 기도 했습니다.


북토크도 열었고요.




며칠 전에는 KBS 작가로부터


프로그램 출연 제의를 받기도 했어요.

(출연을 결정했단 말은 아닙니다 :))



작가로서 응원을 받는 기분이라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글을 쓰기 시작한 지 몇 개월도 안된


초보작가일 뿐입니다.




앞으로도 저의 삶이나 생각을 글로 꺼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돕고


글로 업(up)시켜주는 작가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오늘부로 브런치북 연재는 끝나지만,


잠시 휴식기를 거쳐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동안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꾸벅)




여러분의 빛나는 삶을 응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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