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출산 다음날 바로 퇴원을 했습니다. 아내가 하루빨리 둘째를 보러 가고 싶어 했고, 주치의 선생님께서도 아이가 워낙 작게 태어나서 경과가 좋아서 퇴원해도 좋다고 하셨기 때문이죠. 집으로 오는 길에 행정복지센터에 들려 출생신고를 합니다. 아이에게 얼른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기 때문이고, 하나의 생명으로 '인식'되는 순간을 선물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집에 오자마자 아내는 유축을 시작했습니다. 아이에게 직접 수유(직수)가 아니기에 몇 시간의 사투 끝에 모은 모유는 가까스로 1cc, 모유를 가지고 NICU로 달려갔습니다. 줄 수 있는 것이 있기에 조금은 설레는 둘째와의 첫 만남,
설레는 마음으로 둘째를 본 저희의 마음은 철렁 앉았습니다. 아이는 생각보다 더 작았기 때문입니다.
태어날 때 몸무게 870g에서 양수가 빠져나간 무게는 780g이었고, 황달수치를 낮추기 위한 광선치료와 눈을 보호하기 위한 안대, 그리고 호흡 보조를 위한 보조 인공호흡기까지 작디작은 몸에 너무나 많은 의료기기들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산소포화도를 표시해 주는 기계가 내는 경보음을 듣자둘째와의 첫 만남은 이내 울음바다가 되고 맙니다. 저희 부부는 연신 인큐베이터를 붙잡고 이야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