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뭔가 나올 것 같아요.
그 말과 함께 아이는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간호사 선생님들도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셨지만 아내를 휠체어에 태우고 탯줄로 연결된 아이와 태반을 잘 밀착시켜 아내를 진정시키셨습니다. 그 때 들리는 작은 소리
으앵
아이가 울었습니다. '아이가 살아있구나' 라는 생각에 그 때 부터 정신을 더 바짝차리고 행동했습니다. 분만실까지 휠체어로 조심스럽지만 신속하게 이동했고 호출을 받고 오신 당직 의사선생님도 필요한 조치들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간호사 선생님께 가장 중요한 말씀을 하셨죠.
주변 대학 병원 연락해줘요. 신생아 중환자실에 자리 있는지 물어봐야해요.
저는 이 말에 무릎을 꿇고 기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작은 생명을 받아줄 병원이 있기를 자리가 있기를 하고 말이죠. 탯줄을 자르고 아이를 간이 인큐베이터에 눕혔을 때 전화가 왔습니다.
자리가 있대요. 지금 바로 오라고 합니다.
분만실에 누워있는 아내를 뒤로 하고 간이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이와 함께 구급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병원으로 가는 그 길이 제 인생에 가장 길게 느낀 10분 이였습니다. 아이의 산소포화도와 심장 박동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죠. 도착한 아이와 신생아 중환자실로 이동했고 아이는 인큐베이터, 신행화 중환자실로 들어갔습니다.
아이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한 아내에게 보여주기 위해 찍은 사진입니다. 그날부터 우리의 NICU(신생아 중환자실) 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