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데기가 되고 싶었던 플라잉요가

해먹 속에서 웅크리는 기쁨

양평 요가원에 한참 다닐 때이다. 어느 날 천장 공사를 하더니 천장에 주렁주렁 해먹이 생겼다. 그 당시 유행하던 '플라잉 요가'이다. 그때부터 추가 금액을 내고 플라잉 요가를 들었다.


처음에는 해먹 위에 두발을 딛고 서서 올라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차츰 플라잉 요가에도 익숙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절대로 익숙해질 수 없었던 것은 천을 감고 꼬고 비틀 때의 느껴지는 터질 듯이 쪼이는 근육의 아픔이었다.


사진: Unsplash의Benjamin Wedemeyer


특히 기억에 남는 자세는 양쪽 겨드랑이에 해먹을 끼고 온몸의 체중을 싣어서 그네를 타는 동작이었다. 겨드랑이에 림프절이 있어서 림프절을 풀어내면 좋다고 말하셨지만 정말 지옥의 고통을 맛보는 듯했다.


그 밖에도 허벅지와 종아리에 감긴 해먹은 이게 요가인지 '고문'인지 헷갈릴 정도로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그래도 플라잉 요가를 끊지 않고 계속했던 건, 계속하면 뭐가 있겠지 하는 믿음 때문이기도 했고. 일반 요가에서는 물구나무서는 자세가 불가능했던 내가 해먹을 이용해서는 거꾸로 매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완전 뻗뻗했던 나는 아무런 보조기구 없이 요가하는 것이 좀 힘들었다. 내 한 몸에 의지해서 동작을 해야 하는데 되지 않으니 답답했다. 그래서 해먹에 의지해서 균형도 잡고 동작을 하다 보니 해먹이 좀 든든하기도 했다.


내 몸 중 가장 뻣뻣한 부분은 바로 등과 어깨 근육이다. 등뒤에서 깍지를 껴서 올리면 올라가지가 않았다. 해먹으로 팔을 감아 당기면 조금 더 올라가는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거북목에 어깨를 뒤로 젖히는 게 쉽지는 않았어도 열심히 팔을 당겼다.




플라잉 요가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매트요가에서 사바아사나를 하듯이 플라잉 요가에서는 해먹 안에 들어가 사바아사나를 한다. 해먹천을 넓게 펼치면 한 사람이 누울만한 공간이 나온다. 그럼 그 안으로 쏙 들어가는 것이다.


누워서 해먹 천 안에 있을 때 나는 번데기 속 애벌레가 된 느낌을 느꼈다. 옆에도 다른 번데기가 누워있고 또 옆에도... 그래서 플라잉 요가를 하면서 애벌레와 번데기가 나오는 소설을 꼭 쓰고 싶어졌다. (그리고 실제로 쓰기도 했다.)




양평에서의 요가는 새로운 것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음악에 맞춰서 반복하는 인사이드 플로우 요가도 참 좋았다. 마치 안무를 배우는 것 같았는데 익숙해지면 온몸을 맡겨서 춤을 추듯이 요가를 할 수 있었다. 특히 그날의 노래가 맘에 들면 정말로 행복했다.


양평에서는 덤벨, 핫요가, 아디다스, 플라잉요가, 힐링, 비트, 빈야사, 아쉬탕가, 필라테스까지. 수업의 종류도 많고 그게 무엇을 지칭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그냥 내 시간에 맞는 수업에 갔던 것 같다. 지금까지도 이 요가원에는 많은 종류의 시간표가 짜여 있다.


그래서 나는 원래 요가가 종류가 많은가 보다 했다. 그런데 어느 여행에서 요가를 한다고 말했더니 자기도 요가를 한다면서 무슨 요가를 하냐고 묻는 것이었다.


"글쎄요. 이것저것 다 하는데..."

"저는 아쉬탕가 요가해요."


아쉬탕가 요가가 뭐지, 그럼 빈야사랑 다른 점은 도대체 뭐지. 그럼 핫요가는 뭐고..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요가가 도대체 뭘까. 정말로 궁금했다.


* 사진: UnsplashClaudio Hirschbe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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