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살아 숨 쉰다는 것 (10주차)

하타요가 지도자과정 10주차

숨에 대한 이야기


인도의 경전 "우파니샤드"에 감각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러 가지 감각들이 가운데 누가 가장 훌륭한지를 묻기 위해 조물주에게 찾아갑니다. 그랬더니 조물주가 이렇게 말하네요.


"너희들 가운데 누군가가 떠났을 때, 그로 인해 몸이 가장 곤란해지는 자가 가장 훌륭한 자다."


과연 우리들의 몸을 구성하는 감각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목소리, 시각, 청각, 마음이 각각 몸을 떠났다가 돌아왔습니다.


목소리가 떠났을 때는 말을 할 수 없는 벙어리로 지냈고, 시각이 떠났을 때는 눈이 보이지 않는 장님으로 지냈습니다. 청각이 떠났을 때는 귀머거리로 지냈고 마음이 떠났을 때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살아 있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숨'이 몸을 빠져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숨이 빠져나가려는 그 순간 다른 감각들도 존재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다른 감각들이 말했어요.


"숨이여, 그대는 우리의 주인입니다. 우리 가운데 그대가 가장 훌륭합니다. 떠나지 말아 주세요."




생명 그 자체인 '숨'


요가를 하면서 힘든 동작을 할 때면 숨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흔들리는 몸을 겨우 지탱하며 숨을 들이쉬고 내쉽니다.


요가를 처음 하면 동작에 집중하느라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요가를 하고 나서 머리가 아프기도 해요. 힘든 동작에서 나도 모르게 숨을 참게 되기 때문이에요.


오랫동안 요가를 하면서 숨 쉬는 것을 잘 의식하지 못했어요. 제가 진정으로 호흡에 대해 인식하게 된 것은 아기 엄마가 된 이후입니다.



숨의 비밀


어느 날 밤에 5개월쯤 된 아이를 재우고 거실에 요가매트를 깔았어요. 밤이었고 깜깜했고 혼자였죠. 그냥 누워서 자고 싶었지만 도저히 이대로는 살 수가 없어서 다음날을 위해서 요가를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날 창밖에는 둥근 보름달이 떠 있었습니다. 뭐가 그렇게 슬펐을까요.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는데 나도 모르게 기도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 날밤, 그 순간에 진짜 호흡을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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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보며 깊이 가슴 깊숙이 숨을 들이쉬었어요. 숨이 가슴에 꽉 찬 후에도 더 숨을 머금었어요.


그때 비로소 발바닥에서부터 올라온 숨이 나의 뻐근한 등을 건드려 주고, 숨을 더 깊게 머금을수록 그 부분이 자연스럽게 풀린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숨의 손길이었어요. 숨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어요. 지금 힘들다는 것도 하지만 여전히 괜찮다는 것도. 단지 숨을 들이쉬었을 뿐인데, 정확히 아픈 곳에 뻐근하게 자극이 왔어요. 그리고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더 숨을 들이쉬었을 때 그곳은 스르르 풀려 버렸습니다.


이것을 깨닫기까지 10여 년이 걸렸어요. 요가원에서 아무리 호흡에 대해 말해주어도 몰랐던 숨의 비밀이랄까요?




그 마법 같은 순간이 지나간 후에야 요가는 숨을 쉬기 위해 하는 운동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단지 어떤 동작을 하기 위해서 근육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들이쉬고 내쉬는 숨으로 몸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걸요.


그렇게 요가를 하기 시작한 뒤에는 나를 안 되는 동작으로 무작정 밀어 넣지 않아요. 대신 그 안에서 숨을 쉬면서 조용히 기다립니다. 그러다 보면 숨이 나를 지나가고 어느새 가볍게 풀린 몸과 만날 수 있어요.




하타요가의 호흡


오늘은 수업에서 여러 가지 요가 호흡법에 대해 알아봤어요. 그중에서도 하타요가에서 하는 호흡은 '자연스러운' 호흡입니다. 요가의 종류에 따라 마찰음을 내며 깊은 숨소리를 내기도 하는데요. 하타요가에서의 호흡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아요.


나 혼자서 들이쉬고 내쉬는 그런 호흡.

호흡에 신경을 쓰지 않는 자연스러운 호흡.

그렇게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호흡.


가끔 숨이 멈춰질 것 같은 그런 순간에도 잠시 숨이 멈췄다가 다음 숨을 이어가는 그런 것. 하타요가에서의 숨은 조용하고 깊고 몸과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 같아요.




숨이 나를 떠나는 그 순간 '나'로 보낸던 삶은 끝이 나는 거겠지요.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살지만 사실 숨은 언제라도 나를 떠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사실을 알고 있을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을 더 소중하게 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들이쉬고 내쉬는 오늘의 숨에 감사하며.

오늘의 숨 쉬는 당신에게 감사하며 글을 마칩니다.





*사진: UnsplashMotoki Tonn

*사진: UnsplashDylan Sauerw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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