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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Jan 04. 2024

내 몸이 정말 '나' 일까? (11주차)

하타요가 지도자과정 11주 차

오늘의 이론수업은 요가 해부학입니다. 오늘 배우는 내용은 시험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요. 오예!


오늘의 수업은 여러 해부학 책들을 구경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세상에 해부학 책에 요가동작이 그대로 들어있네요?



이런 책들을 접할 기회가 없던 저에게는 신세계였습니다. '요가의 과학'이라는 책은 요가의 효과에 대해 과학적, 의학적으로 연구한 것을 담은 책이었어요.  



평소에는 생각도 하지 못하던 근육과, 근막과, 신경계의 통로들을 구경했습니다. 간호사 선생님과 물리치료사 선생님이 함께하다 보니 'Atlas'라고 하는 3D어플도 알게 되었네요!




몸이란 도대체 뭘까요?


어렸을 때는 몸 자체가 나 자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때는 내 몸이 비교적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였고 아픈 일도 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몸 자체가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있었던 거죠.


하지만 2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몸이 이곳저곳 쑤시고 아파지면서 나와 몸이 제대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마음은 가볍게 뛰고 싶지만, 몸은 땅바닥에 엎어져 있는 느낌이랄까요? 실제로 뛰다가 엎어진 적도 꽤 있었고요. 또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이 심리적 상태나 성격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몸은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


그 과정에서 확실히 알게 된 것은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거예요. 몸이 아프고 축축 처지는 날에는 마음도 젖은 솜처럼 무거워져요.


요가 다녔을 때 간 날과 가지 않은 날의 가장 큰 차이는 짜증의 강도가 달라진다는 거였어요. 한 마디로 요가를 다녀오면 좀 착해지고 요가를 가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을 더 낸달까요?


그래서 나 자신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짜증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요가를 다녔던 것 같아요.


 




요즘 드는 새로운 생각은...


요즘에는 열심히 요가수련을 하다 보니 새로운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진짜 '몸'일까? 이런 생각. 이렇게 다양하고 개별적인 것 들의 합을 '나'라고 할 수 있을까?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저는 오른쪽보다 왼쪽의 근육들이 모두 짧고 경직되어 있어요. 그래서 스트레칭을 할 때마다 '이게 될까?' 싶기도 해요.



그런데 안될 거라는 마음은 내가 가지고 있는 거고. 어쨌든 근육은 서서히 조금씩 이완되더라고요.


그러니까 나의 마음과 별개로 관절과 근육은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달까요? 몸을 좀 더 구석구석 느끼면서 '내가 몸 자체가 아니라는 걸' 조금씩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몸 없이 존재할 수는 없겠죠!


이번생에 제가 살아있기 위해서는 이 몸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몸 자체가 나 자신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껴요.


다리를 잃더라도 여전히 '나'일 거고

목소리를 잃거나 시각을 잃더라도

전히 '나'일 거라는 것을요.


나를 구성하는 온갖 뼈들과 근육과 신경과 근막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최근에는 아무 이유 없이 면역력이 약해지고 염증이 생기면서 무엇을 하지 않아도 피곤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아마 자격증을 따기까지 좀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자격증을 딴 뒤에 바로 어린이집 방학을 하면서 컨디션을 이어가지 못한 것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삶의 크나큰 부분을 차지하는 몸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라요. ^^


다음 주에는 12주 차 시험과 수업실연, 그리고 뒤풀이에 대해 적어보려고 해요. 감사합니다.






*사진: UnsplashKira auf der He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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