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안(2)

by 황희주

문득 나는 눈을 떴다. 굉장히 불쾌한 기분이다. 누군에게 얻어맞은 경험이라고 해야하나. 사실 나는 감각을 못 느끼기에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불쾌한 것이라고는 눈으로 보이는게 다였고 두 눈을 감으면 해방되었다. 나는 평소대로 다시 눈을 감았고 잠을 청해보려했지만 그 기분은 사라지지않았다. '킁킁' '킁킁' 반복했다. 또 다시 '킁킁' '킁킁'. 나는 무의식적으로 행했다. 그럴수록 무엇인지모르겠지만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정의할 수 없는 무언가를 따라갔다.

나는 깨달았다. 이 창을 넘어 소통할 수 있는 감각 중 하나인 후각을 얻었다고! 나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냄새를 맡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냄새는 시각과 매칭이 됬다. 커피, 바다, 샴푸, 땀, 머리 냄새들이 모여 덩어리채 나에게 다가온다. 그 냄새들은 서로 섞여서 새로운 냄새를 만들기보다 누가 강한지 대결하며 우승만이 자신의 냄새를 뽐내는 것 같았다. 처음의 고통은 차츰 사그라들었고 나는 이 후각이라는 수단에 대해 적응하기시작했다. 냄새와 시각을 결합한다면 눈을 감고 판단할 수 있는 정보로도 사용 할 수 있는듯하다. 냄새라는 감각은 마치 남몰래 숨긴 있는 정보들도 볼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가 말한 사람의 냄새는 무엇이였을까.

지속적으로 냄새를 쫓았다. 향수, 풀, 나무, 꽃 냄새들은 나를 반겼고 점점 깊이 들어갔다. 하지만 깊을수록 반사되어지는 것들이 적었고 사람들과도 동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였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동행하여 기분좋은 냄새, 새로운 냄새를 쫓아다니며 행복을 느꼈다. 그 역시 자연 속에 있는 것을 좋아했다. 그 곳에 있을 때 물에 비친 그의 표정은 어린 아이의 미소를 품기도 하였고 고독한 철학자의 모습을 띄기도 했다. 나는 그저 행복했다. 냄새를 느꼈다는 것에대해, 세상을 바라볼 시선이 하나 생겼기에 굉장히 설랬다. 냄새를 얻고 난 후, 내 생활 패턴은 바뀌기시작했다. 그것보다 바뀜당했다는 것이 올바른 것 같다. 나는 냄새에 깨기시작했다. 모든 냄새가 나에게 다가왔고 그 중에 대부분은 인간의 냄새였다. 사람마다 달랐기에 냄새로 사람을 규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징은 뚜렸했다. 하지만 냄새는 항상 같지않았다. 기분과 감정변화에 따라, 표정에 따라 그 냄새는 농도가 짙어지거나 옅어졌다. 그가 말한 독한 냄새는 아직 찾지못했다. 나는 수시로 자다, 일어남을 반복했고 처음으로 피로라는 걸 느꼈다. 결국에 나는 자연 속에서만 깊은 잠을 잘 수 밖에 없게되었다. 잠을 설쳤지긴했지만 기억이 냄새와 합쳐서 저장이 되기도 하여서 의식할 수 있는 시간도 늘었기에 행복했다. 그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닌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이 됬기때문이다. 내가 냄새에 허우적대는 동안에도 그는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이 어둠이 내리고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불빛들은 아무런 악의없이 창을 지나친다. 나는 '냄새'가 보인다. 오랜 시간동안 이 공간을 지켜왔지만 오늘만큼은 굉장히 설레였다. 그가 말한 사람의 냄새를 맡아보는 기회는 이런 공간만한 것이 없었다. 은은하게, 때론 진하게 냄새들은 모양과 재질이 다른 잔 속에서 나와 창을 두드린다. 이것은 지겹거나 싫증나는 냄새가 아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하지만 때론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지못하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사람들은 이 냄새의 안개 속에서 흐릿하게 보이는 서로를 그다지 의식하지않는 채 반경 1미터에 있는 사람들과만 얘기한다. 서로의 냄새를 의식할 수 있는 거리인데도불구하지만 나지않는다. 이 향은 무엇이길래 냄새 중 절대적인 우위를 가진걸까? 그가 말한 사람의 냄새, 지독하고 고약한 냄새가 나에게는 느껴지지않았다. 냄새로만 봤을 때 커피안개에 둘러쌓인 그들을 구분 할 수 없었다. 아! 그렇기에 사람들이 여기로 자주오는 것일까? 서로의 냄새를 의식하지못하기기에 자신의 냄새를 가릴 수 있기에 이곳을 즐켜오는 것일까? 이 냄새는 왜 질리지않는가? 질문함과 동시에 나는 이 냄새에 취해 이 공간 속에서는 도무지 사람들을 구분하기 힘들어졌다. 그들에게서 모두 똑같은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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