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20화 빛나는 사람 1-2
그날,
교실에서 마녀가 됐다.
지금 보면
갓 중학생이었던
내가 저렇게 썼다고? 할 정도로 놀랍다.
자화자찬 맞다.
교과서를 달달달 외웠을 때라
평상시 쓰는 언어보단
다듬어지고 정교한 단어들을 썼다.
괜찮다는 선생님의 말에
‘될 대로 되라지 ‘ 라며
쓰고 지우고 다시 썼던
소감을 읽었다.
“어머니에게 흉기를 둘러
사망할 정도면
어떤 일이 있었기에
흉기를 휘둘렀을까?
그러다가 무서워졌다.
‘나도 저 사람처럼
흉기를 두르지 않을까 ‘ 하고
‘나도 저 상황이 오면
저 사람처럼 되지 않을까’하고
무섭고 두렵다.
기자는 저 사람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알고 있을까?
제목이 불편하고 안타깝고
나도 저 상황이 오면은
저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발표하자
교실은 조용하더니
시끄러워졌다.
반아이들의 눈초리가 느껴졌다.
이내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대각선에 앉은 남자아이가
화가 난 듯 아닌 듯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나도 그렇게 된다고? 패륜이네”
내뱉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 마디씩 했다.
반에서 나 말고
아이들은
어떻게 어머니를 죽일 수 있냐
나쁜 사람,
패륜이고 도덕적으로
허용할 수 없다고 발표했고
그에 비해 다른 관점이라
비난이 쏟아졌다.
지금 부모를 죽였는데
저 나쁜 놈이 될지도 모른다고? 라며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의견을 말했을 뿐인데
나에게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인데
기사의 남자와
나를 동일시하는
아이들에게 마녀로 몰리고 있었다.
선생님의 코멘트를 들으려고
힐끗 바라봤는데
입술을 살짝 벌린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자리에 앉아서 책상만 바라봤다.
내성적인 마녀는
비난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을 하던
소용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른 견해가 있기 마련인데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본인과 다르다는 이유로
이미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불쾌하고 귀찮았다.
사춘기가 오고 있었고
스멀스멀 그림자처럼
초기의 우울증을 앓았다.
그때,
선생님이 나서서
다른 의견이 있는 건데
비난하지 말라고
정말 잘 들었다고 했다.
의기소침해져 책상만 보다가
선생님의 코멘트에 올려다보았다.
선생님이 나를 바라보는
그 반짝이는 눈빛에
스스로가 빛이 나는 걸 느꼈다.
기자가 악의적으로 쓴 제목과
인권에 대해서 설명을 했고
부모에게 학대를 받으며
자란 늙은 남자의 일생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반의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빛나는 순간이
내가 나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받는 첫 순간이었다.
그날의 눈빛은
오래도록 내 안에 남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또 다른 순간에 빛나는 나를 마주했다.
태풍 같은 첫사랑이 지나간 후,
오랫동안 좋아했던 동갑내기였다.
그 애 앞에서 나로,
그대로의 본모습이
새어 나올 때 스스로가 빛이 났고
나의 모습에 그가 반응할 때마다
그도 같이 빛이 났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