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1-1

21화

by 무유

“사랑? 웃기지 마,

이젠 돈으로 사겠어.

얼마면 될까? 얼마면 되겠니? “


“얼마나 줄 수 있는데요”


유명한 명대사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여주인공인 은서는 이런 말을 했다.

“다시 태어나면 나무가 될 거야.

한번 뿌리내리면

다시 움직이지 않는 나무가 될 거야. “



첫사랑을 떠올리면 나무가 떠올랐다.


첫사랑의 나무가 되고 싶었다.



아주 어렸을 때,

글을 막 읽기 시작했을 때

[아낌없이 주는 나무] 동화책을 읽었다.

시시한 동화책일 줄 알았다.

그림동화책에 글씨가 얼마 없고

흥미도 일으키지 않으며

그저 그렇게 끝나는 동화책이라서

기대감이 전혀 없었다.


한 장 두 장 넘기고

끝에 다 달았을 때

먹먹함에 눈물을 흘렸다.


아름다운 슬픔이라는 감정을 몰랐는데

그 나무로 인해서 알게 되었다.

묵묵히 그 자리에서

한 사람을 위해

그늘이 되어주고

열매를 주고

끝에는 쉬어갈 수 있는

의자가 되어주는 게

나무의 사랑은 희생이었다.


나무가 어찌나

대단하고 불쌍한지

동화책을 읽고 나서

꺼이꺼이 울어서 그런지

여운이 오래 남았다.


어린 나이인데도

이 동화책을 쓴 사람이 궁금했다.

이름이 세 글자가

아니고 긴 이름이,

한국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신기했다.


그리고

책에서 감동을 받고 우는 것이

스스로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른이 되어

빠질지도 몰랐던 사람에게

어느 한순간에

마음을 빼앗겼을 때,


첫사랑에게 진심이었다.


내 마음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였다.


순간의 찰나에 빠졌던 그날 밤,

자려고 눈을 감으면

그 모습이 재생되었다.


그리곤 시무룩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람과 잘 될 결말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반대되는 사람,

반대라서 끌렸을 수도 있겠다.


그 사람은 나무 위에 앉아 있는 사람 같았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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