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사랑? 웃기지 마,
이젠 돈으로 사겠어.
얼마면 될까? 얼마면 되겠니? “
“얼마나 줄 수 있는데요”
유명한 명대사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여주인공인 은서는 이런 말을 했다.
“다시 태어나면 나무가 될 거야.
한번 뿌리내리면
다시 움직이지 않는 나무가 될 거야. “
첫사랑을 떠올리면 나무가 떠올랐다.
첫사랑의 나무가 되고 싶었다.
아주 어렸을 때,
글을 막 읽기 시작했을 때
[아낌없이 주는 나무] 동화책을 읽었다.
시시한 동화책일 줄 알았다.
그림동화책에 글씨가 얼마 없고
흥미도 일으키지 않으며
그저 그렇게 끝나는 동화책이라서
기대감이 전혀 없었다.
한 장 두 장 넘기고
끝에 다 달았을 때
먹먹함에 눈물을 흘렸다.
아름다운 슬픔이라는 감정을 몰랐는데
그 나무로 인해서 알게 되었다.
묵묵히 그 자리에서
한 사람을 위해
그늘이 되어주고
열매를 주고
끝에는 쉬어갈 수 있는
의자가 되어주는 게
나무의 사랑은 희생이었다.
나무가 어찌나
대단하고 불쌍한지
동화책을 읽고 나서
꺼이꺼이 울어서 그런지
여운이 오래 남았다.
어린 나이인데도
이 동화책을 쓴 사람이 궁금했다.
이름이 세 글자가
아니고 긴 이름이,
한국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신기했다.
그리고
책에서 감동을 받고 우는 것이
스스로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른이 되어
빠질지도 몰랐던 사람에게
어느 한순간에
마음을 빼앗겼을 때,
첫사랑에게 진심이었다.
내 마음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였다.
순간의 찰나에 빠졌던 그날 밤,
자려고 눈을 감으면
그 모습이 재생되었다.
그리곤 시무룩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람과 잘 될 결말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반대되는 사람,
반대라서 끌렸을 수도 있겠다.
그 사람은 나무 위에 앉아 있는 사람 같았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