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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Nov 26. 2021

이런 날이 오다니!

공연을 앞두고

1년 전 2020년 12월 어느 날, 음악에 진심인 사람을 알게 된 시점부터

잊고, 묻고, 감추고 살았던 마음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음악을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아니, 이렇게 온. 전. 히. 음악일 수 있구나.

목소리도, 발음도, 표정도, 모습도 철저히 그 음악에 녹아져 버린 사람.

그래서 왠지 다 다른 사람인 것만 같을 정도로 그 노래가 되어버린 사람.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예전에 내가 했던 건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한 번도 음악에 몸은 온전히 맡기고 흠뻑 젖어본 적 없었던 시간.

전공자라고 말은 하지만 온 몸에 힘이 들어가서 첼로와 사투를 벌이던 시간.

하나하나의 무대가 쌓이면서 갑자기 울컥, 하는 것이 솟아올랐다.

다시 연주를 하고 싶은 마음. 무대가 그리운 마음.

연습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한 무대를 마친 후 마음속 깊이 차오르는

환희 같은 것이 기억났다.


아 나도 다시 연주할 수 있을까? 클래식 아니라 혹시 밴드 음악에 첼로를 실어볼 수 있을까?

스물 거리며 올라오는 마음을 느끼면서도 쓸데없는 생각이니 그냥 접으려 했다.

나는 이제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니니 다시 또 구겨버리려 했다.


희한하게도, 딱 1년이 지난 2021년 12월.. 두 번의 연주와 한 번의 녹음이 잡혔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이건 꿈일까?

첼로를 꺼내 쓰다듬어보며 두근대는 마음을 진정해본다.

이제는 자유롭게 날아볼 수 있을까.

한 음 한 음 처음 하는 것처럼 연습하면서 왠지 걸음마를 마치고 신발을 제대로 고쳐 맨 느낌이 든다.

아빠랑 시작했던 레슨이 이 시간을 위한 준비였을까.


꿈같은 날.

잘, 하고 싶다.

아니, 즐겁게 하고 싶다.

다시 시작하는 노래.

첼로야, 노래해줘!


(다시 꿈을 꾸게 해 주신 분들께.. 마음 깊은 감사를 보냅니다..)



발행버튼을 누르고 보니, 이 날의 꿈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 상. 에.

https://brunch.co.kr/@gnade1018/106

https://brunch.co.kr/@gnade10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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