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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May 05. 2021

돌아가고 싶은 시절

소소한 삶의 이야기 | 병준 님의 질문

오늘 날씨는 제가 딱 좋아하는 날씨였어요. 파란 하늘에 흰 구름, 그리고 차가운 바람까지요! 내일은 어떤 날씨가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날씨에 영향을 받더라도 너무 좌지우지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화창한 날, 오늘 어린이들은 행복하면서도 힘들었을 듯해요. 맘껏 뛰어놀 수 없는 상황이니까 말이에요.  저희도 가까운 공원에 가볼까 하다가 아이들 선물만 얼른 사고 돌아왔어요.
내년 오늘에는 이 모든 게 추억이 되고.. 마스크를 벗고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이번 주 질문 릴레이 주인공은 병준 님이에요.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 시절에 관한 질문을 보내왔어요.
그럼 한 번 출발해볼게요!


오늘은 날씨가 무척 좋네요.

암막 커튼 사이 틈으로 새어 나오는 빛만 봐도 오늘 날씨가 얼마나 화창한지 느껴져요.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어릴 적 5월에 들어서면 나도 모르게 설레는 마음이 가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린이날이 있었기 때문이죠.


한편으론 성인이 된 후 5월 5일은 그저 쉬는 날이라는 인식이 앞선 요즈음, 마음이 조금은 씁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서로 기억 속 한편에 숨겨두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꺼내보았으면 좋겠어요!


1. 어린 시절로 돌아가면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2.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되돌리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3. 어린 시절의 당신에게 지금의 당신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From 병준.


1. 어린 시절로 돌아가면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어린 시절로 돌아가면 엄마와 대화를 많이 하고 싶어요. 너무 저의 아픔에 몰두하느라 엄마의 마음을 잘 몰라드렸던 것 같아요.

엄마는 조용히 책을 읽으시거나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날이 많았어요. 그런데 그 표정이 늘 쓸쓸했어요. 어쩌면 엄마는 우리에게 말하지 못하는 아픔을 그렇게 삭이고 있던 게 아닌가 해요.

며칠 전 엄마와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저에게 회색빛으로 기억나는 그 시절, 엄마에게는 검은색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그 시절을 잘 지나오고 이렇게 건강히 살아있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엄마가 조용히 책을 읽고 계시면 따뜻한 차를 만들어 가져다 드리고, 기타를 연주하고 계시면 곁에 앉아서 듣다가 박수를 쳐드리고 싶어요.

 

2.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되돌리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며칠 전 첫째가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인생의 1/3은 어린이라고 하셨기 때문에 현재 수명으로 계산하면 33.3세까지가 어린이라고 하더라고요. :)

물론 질문은 초등학생 정도의 시절을 염두에 두고 물어보신 것 같지만, 저는 방정환 선생님의 계산법에 따라 저의 20대를 어린 시절로 생각하고 대답할게요.


만약 20대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래서 다시 음대에 다닐 수 있다면,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공부하고 싶어요. 애증의 상대였던 첼로와 싸우느라 제대로 된 연습은 단 한 번도 하지 못했거든요.

한 음 한 음 소중히, 사랑하며 연습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 시절이 그토록 소중한 시절이었고,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감사한 오른손을 아직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당시에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첼로 연습과 더불어 학교에서 들을 수 있는 수업들을 다 수강하고 최선을 다해 참여하고 싶어요. 음악 이론, 시창청음, 음악사, 음악미학, 합창, 움직임, 연기... 좋은 수업이 너무나 많았는데, 그냥 시간만 채우며 허송세월을 했다는 게 너무 아쉬워요.


3. 어린 시절의 당신에게 지금의 당신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그 시절의 저에게 말해줄 수 있다면 "지금 네가 지나는 그 시간은 너무나 찬란한 시간이야. 지금 허락된 것이 곧 사라질 수도 있어. Count your blessings!"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지나가면 후회하는,

떠나고 나면 돌이키고 싶은,

그런 삶을 멈추고

하루하루 매일매일 충실하게..

후회 없이, 변명하지 않는 시간으로 채우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언제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어린이날 #어린이 #질문 #추억 #독일 #음대 #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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