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별을 좋아하는 자네에게
별만 보면 자네는 고향의 밤하늘을 자랑했지. 그대 고향의 밤하늘은 세상 그 어느 곳보다 맑고 깨끗하며 지금 이 하늘의 별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호언장담했었지. 몇 년의 부침의 시기를 빼놓고는 빌딩과 공해 그리고 소음이 가득한 도시에서만 살아온 내게 자네의 자랑은 그저 허황된 이야기로만 들렸네. 허나 시간이 지나면서, 내 마음이 자네로 가득 차면서 그 어두운 밤하늘을 무안하게 하는 밝은 별들이 궁금해졌네. 언제가 당신 고향의 밤하늘 그리고 그 안에서 속속들이 빛나는 별들을 꼭 함께 보고 싶었네. 꼭 그러고 싶었네.
밤하늘을 쳐다보면서 당신 생각에 잠기네. 별 하나 없는 하늘이 안타깝게 느껴지고, 상상으로 밝은 점들을 찍어가며 자네 고향의 별들을 떠올리네. 그대가 사진을 찍어 보내주고, 그곳에서 그렇게 신신당부했던 그 어두운 하늘 속 다양한 표정을 지닌 별들 말일세. 그러니 내 상상을 자극헀던 그대의 고향의 밤하늘을 직접 소개해 주면 안 되겠는가. 그대 앞으로 그 어떤 누구를 만나서 자네의 고향 밤하늘을 함께 보더라도 나만큼 애가 타게 기다렸고, 그곳을 사랑스럽게 보는 사람은 없을 걸세. 그러니 그대 행여 진심이 아니더라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고향 밤하늘을 응시하듯이 나를 한번 쳐다봐주면 안 되겠는가. 그렇게 내게 손 한번 내밀면 안 되겠는가.
자네 앞에 서면 자꾸 서툴러지네. 그러다 보니 실수 아닌 실수를 하게 되는 것 같네. 어설픈 건 인생 내내 함께해 왔는데 정말 완벽하고 싶은 자네 앞에서도 마찬가지로 행동하는 내가 정말 미워지네. 자네 앞, 우스꽝스러운 내 모습을 잊어주거나 혹은 기특하게 바라봐주게나. 자넬 향한 내 마음이 차고 넘쳐 주체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해 주게나. 물컵에 물을 너무 가득 담아 당신에게 한 발자국 걸어갈 때마다 컵 안의 물이 넘실넘실 대며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 주게나. 지키지 못할 것 같은 약속이지만 내 약속하겠네 당신 앞에서 가소로운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밤하늘 보러 가세. 자네. 그대 고향의 밤하늘 너무 멀고 오래 걸릴 것 같다면 그대와 내가 머물고 있는 어딘가의 야천을 보러 가세. 하루 내내 당신을 기다리네. 하필이면 오늘따라 밤이 너무 긴 것 같네만 지금 기다린 만큼 더 기다릴 수 있다네. 창피를 무릅쓰고 또 자네 앞에 다가서겠네. 그대 내가 있다네. 여기 내가 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