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돈, 그리고 그걸 다루는 감각에 대하여
인사와 조직, 재무와 회계.
대학교에서 배운 경영학에서는 이걸 통틀어 매니지먼트라고 불렀다.
그때는 그게 꽤 이론적이고, 행정적인 일처럼 느껴졌다.
말 그대로 무언가를 ‘관리하는 일’ 정도로 이해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경력이 쌓이고,
조직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복잡한 상황들을 겪고 나니
이 영역들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진다.
기획보다 운영, 전략보다 구조.
결국 일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건
이 매니지먼트 영역들이다.
어떤 일이든
사람이 모이면 조직이 생기고,
조직이 생기면 역할이 생기고,
역할이 생기면 성과를 측정해야 하고,
성과를 측정하면 보상이 따라오고,
보상이 따르려면 기준과 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기준을
조직이 납득하고 유지하려면
재무와 회계라는 또 다른 언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결국 매니지먼트는
성과를 정리하는 프레임이 아니라,
사람과 돈이 조직 안에서 서로 충돌하지 않고 흐르게 만드는 기술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초반엔 몰랐다.
의욕과 방향, 좋은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실제로 조직을 버티게 만드는 건
인사와 재무, 조직과 회계라는 기초 체력이었다.
무언가를 관리한다는 것.
그건 단지 유지한다는 뜻이 아니다.
다양한 리듬과 요구와 변수들을
조직이라는 한 틀 안에서
무너지지 않게 받아내는 일이다.
그래서 요즘은
경영학이라는 단어보다
매니지먼트라는 단어에 더 마음이 간다.
이건 이론이 아니라,
진짜 일의 밑바닥에서
서서히 이해되기 시작한 언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