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파도 없는 바다
술꾼들 사이에서
밤 낚시꾼들 사이에서
맨다리 드러내고 앉아
새빨간 입술로
손가락 까딱거리고 있자니
산책 나온 새끼 개 빨리 오라는 개새끼 주인의 채근까지도 부러워라
빨리 와
빨리 와
나는 어디로 가면 좋을까
저를 피해 가라는 신호만 깜박이는 등대 위
야간 비행기는 이미 하늘을 날으고
막 버스는 손님 실을 생각도 없이 급하기만 하고
저만치 정박해있는 배는 다가올 것 같지도 않은데
나는 어디로 가면 좋을까
울어봤자 저 바다보다 깊진 않아
소리 내지도 못하고
키보드만 타닥타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