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안부

by Om asatoma

작년 이맘때 브런치에 입성한 것 같은데

부지런히 글을 쓴다고 쓴 것도 같은데

막상 백일장 공모에라도 낼 만한 글을 더듬어보니

겨우 두세 편 있네요.


한참 비워놓은 엄마 자리를 뒤늦게 채우려고 바쁜 요즘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고요한 일상에 글은 써지지 않지만

그래도 감사한 요즘입니다.



글 몇 편 추려 어느 공모전에 내고 얼른 발행 취소해서 서랍에 쏙 넣었네요.


멋들어진 글은 아닌데

글을 읽고

가슴이 참 아픕니다.

아픈 시만 쏙쏙 골라냈더라고요.


글 읽기만 해도 심장이 이렇게 아픕니다.

혼자만 그리 느끼는 글 말고

누구의 마음에 콕 박힐 수 있는,

나와 그 누구가 이어질 수 있는 고운 글 한 편 쓰고 싶네요.



또 어디에선가 자작시 낭송대회가 있더라고요.

제 글 바람 쐬어 주려고 해요.


아무것도 없는 심심한 하루들이 참 감사합니다.

그래서 글이 써지지 않아도 그래도 감사합니다.

특별한 그리움도 없고 기다림도 없고

아무것도 원하는 것 없이 맹물 같은 밋밋한 하루가 길이길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마음이 쓰여서.

누구, 문밖에 세워두고 기다리게 하는 것만 같아서

괜히 창문 열어 누구 없는 것만 확인하고 갑니다.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요.



건강하시고, 예쁜 가을 보내세요.

떠나는 사람처럼 말을 하네요.

아무 곳에도 가지 않아요.


당장 내일에라도

'그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하면서 글을 쓸지도 몰라요. :)


keyword
작가의 이전글교육敎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