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틀 녘 쓰레기 수거차가 집하장에 들어오고
그 소리 듣고 일어나 출근 채비하는 남자의 차가 아파트를 빠져나가고
남편 보낸 부인은 아파트 벤치에 앉아 옆집 여자와 아침 담배를 하고
아이 밥상 차려 놓고 서둘러 나가던 공무원 여자가 두 여자를 보고도 못 본 척하고
산업도로 건너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 실어 나르는 태권도 차량이 들어왔다 나가고
놀이터 주변으로 노란색 어린이집 유치원 차량들이 차례로 지나가고
더 이상 노란 차가 들어오지 않을 때
어르신 유치원 차량이 들어온다
시동을 켜고 출발한 모든 차들은 목적지가 있다
화장터를 향하는 운구차도, 완도 앞바다를 향한 아우디도,
자의든 타의든 신의 뜻이든 달리는 무엇에 몸을 맡기고
어디로 인가를 향하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