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수영 마치고
한 손에는 수영 가방과
다른 한 손에는 하동악양막걸리 '情感'을 들고
동네 술꾼처럼 벚꽃길 걷다가
가로등 불빛에 비친 잔디밭이
꽃이불 깔아놓은 것 같아
가만히 가만히 내려다보았는데
내 집 안방 침대보다 나를 더 반기어
조금만 기다려 보시라 하고
택시 정류장 벤치에 앉아
苦悶을 잠시 하였는데
何必 술 이름이 情感이라서
기울고 기울다가
이 밤 텅 빈 공간에 흐르는 노래 가사가
너였다면 어떨 것 같아 묻는데
내일 해 뜰 때까지 마음 변치 않는다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자고
달래고 달래다가
술병 모두 비우고 꽃이불에 살포시 앉아본다
*정승환, 너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