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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해여자 Apr 09. 2024

20240409 일기

거창 다녀온 날


밤 수영 마치고

한 손에는 수영 가방과

다른 한 손에는 하동악양막걸리 '情感'을 들고

동네 술꾼처럼 벚꽃길 걷다가

가로등 불빛에 비친 잔디밭이

꽃이불 깔아놓은 것 같아

가만히 가만히 내려다보았는데

내 집 안방 침대보다 나를 더 반기어

조금만 기다려 보시라 하고

택시 정류장 벤치에 앉아

을 잠시 하였는데

何必 술 이름이 情感이라서

기울고 기울다가

이 밤 텅 빈 공간에 흐르는 노래 가사가

너였다면 어떨 것 같아 묻는데

내일 해 뜰 때까지 마음 변치 않는다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자고

달래고 달래다가

술병 모두 비우고 꽃이불에 살포시 앉아본다




*정승환, 너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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