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고온주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온 Jan 02. 2022

겨우내

(9)



채우고, 다듬고, 문질러도

뽀득뽀득 그뿐이랴

자동화는 생각을 멈추게 한대

난방이 얼룩덜룩 들어오는 종지 같은 방

솜먼지와 머리카락이 나부끼는데

검지와 엄지를 붙여도 무거워

한 아름 들어 올리니

멍청한 생각이 들어


소나기에 먼지는 뿔뿔이 흩어지니

깨끗이 보이지 않을까

겹겹이 쌓은 시간에 물을 뿌려

엄지만 한 창을 검은 테이프로 칭칭

꽁꽁 닫아버렸네


빛은 먼지를 비추니까  

시간을 비추고 말 테니까

꼭꼭 닫아버렸네

매거진의 이전글 제2의 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