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창고 2 _ 인생 2막 러너2

전 프로축구선수 김대욱의 달리기 이야기

by 약속의 땅

누구나 자유를 꿈꾼다.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며, 나도 날개를 펴고 싶 다는 생각. 하지만 자유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그만한 대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달리던 인생이 뜻하지 않게

멈춰 선 순간이 있는가?
준비되지 않은 이별, 예상치 못한 멈춤은
삶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몰고 간다.

나도 그랬다.

내부고발이라는 어렵고 외로운 선택.
그 결과,

정작 내가 내쳐지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많은 이들이 침묵을 택하는 이유다.

하지만 한 길 물이 막히면,

또 다른 열 개의 물길이 열리는 법.
주저앉지만 않는다면, 삶은 결국 길을 낸다.

그 길 위에 ‘러닝’이 없었다면,
나는 더 깊은 감정의 늪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달리기는 내 정신을 단단하게 만들어준 독보적인 동반자다.


오늘 소개할 친구는,
0.03%의 확률

(유소년6만명, K1.2리그 등록인원 850명/

그 중 주전으로 뛰는 선수는 80여명에 불과하다)

을 뚫고 프로축구 선수가 되었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꿈의 무대를

떠나야 했던 사람이다.

전남드래곤즈의 주전 선수였던 김대욱

축구선수 김대욱은 부상과 수술로 축구 인생이 멈춰졌고, 그라운드를 누빌 수 없게 되었다.


은퇴 후 그는 광양 수출 항만에서 일하며
또 다른 그라운드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일상이 평범해지기까지,

그는 수많은 눈물을 마셨다.


그리고,

그런 그를 다시 일으킨 건, 달리기였다.
비록 초록의 필드는 아니지만,
대욱이는 이제 어디든 달려갈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전 전남드래곤즈의 선수,
지금은 ‘자유인 러너’ 김대욱을 만나보자.

자유의 러너 김대욱

“달리는 순간, 나는 자유인이다”


전남드래곤즈 출신 러너 김대욱 인터뷰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김대욱입니다.

전남 광양에 살고 있고,
지금은 광양항만 수출입 현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예전엔 전남드래곤즈에서 프로축구 선수로 뛰었어요. 그런데 큰 부상을 입었고, 그로 인해 은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또 은퇴 후 생활체육축구를 이어가다가 또 다치게 되었고, 수술이 잘못되어 의료소송까지 겪었죠.

Q. 많이 힘드셨겠어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달리기를 하게 되었나요?


네 그래서 결국 축구를 그만두게 되었고,

꽤 오랫동안 방황했어요.


그러다 2019년, 몸을 좀 움직여보자 하고
대체 운동 삼아 시작한 게 달리기였어요.

지금은 제 삶의 중심이 되었고,
축구에 대한 미련도 없이 달리기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그 고통의 시간이 오히려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 같습니다.


Q. 마라톤 기록이 인상적인데요, 주요 경력을 소개해 주세요.

첫 풀코스는 진주마라톤에서 3시간 16분.
2024년 남승룡 마라톤에서는 3시간 13분으로 기록을 줄여
40대 남자부 2위에 올랐습니다.


하프 최고기록은 1시간 26분이고,
5km는 18분 05초로 완주한 적도 있어요.

2021년부터 2024년까지는
전남 생활체육대축전 광양시 대표로 출전해
4년 연속 단체전 우승을 했습니다. 기록보다 소중한 건, 그 시간들에 깃든 마음이죠.


Q. 일하면서 훈련하는 게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정말 쉽지 않아요.
항만 일은 단순한 교대를 넘어선 고강도 노동이거든요. 계획대로 훈련하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그래서 지금은 그날그날 몸 상태에 맞춰 유연하게 훈련해요.
타임트라이얼도 하고, 때로는 가볍게 조깅만 하기도 하죠.


최근에는 공식 대회보다
‘나만의 레이스’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트레드밀에서 기록을 재고, 루틴을 만들며
나만의 리듬으로 훈련하고 있어요.


Q. 좋아하는 훈련 장소가 있다면요?

저는 광양시공설운동장 트랙이 가장 좋아요.
같은 공간인데도 매 바퀴 뛸 때마다 느낌이 달라요.
"그날의 감정, 몸 상태, 날씨에 따라

트랙은 늘 새로운 공간이 됩니다."

또 하나의 장소는 금호섬길입니다.
자연과 함께 달릴 수 있어서, 마음이 정리되는 곳이에요.
하지만 현실은 퇴근 후 피곤한 몸으로 나가기 힘들죠.

그래서 제일 자주 달리는 곳은

‘집 안 트레드밀’ 위입니다.

김대욱의 나만의 별장

전 그곳을 ‘나만의 별장’이라고 불러요.
지치고 힘든 날, 말없이 위로해 주는 공간이에요.


Q. 달리기를 통해 얻은 삶의 통찰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겠어요?

달리기는 저에게 ‘해결사’에요.

풀리지 않던 감정도, 복잡한 고민도
달리고 나면 어느새 정리가 되더라고요.

몸이 움직이면 마음이 따라 움직여요.

예전엔 늘 비교하고, 경쟁했어요.
기록, 승부, 평가.

하지만 지금의 달리기는

‘비교 없는 자유’ 예요.

나만의 리듬, 나만의 호흡.
그 순간만큼은 세상 어떤 시선도 개입하지 않아요.

그래서 매일 제게 되새깁니다.

“달리는 순간, 나는 자유인이다.”


지금은 이 말이 지금의 저를 지탱해 줍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누구나 한 번쯤은 인생에서 넘어집니다.
저에겐 그게 축구를 떠날 때였어요.
모든 게 무너진 줄 알았고, 다시 시작할 힘도 없었죠.

하지만 걷고, 뛰고, 조금씩 몸을 움직이다 보니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누구에게나 그런 ‘자기만의 도구’가 필요해요.

누군가는 달리기일 수 있고,
또 누군가는 글쓰기나 산책, 음악일 수 있죠.


중요한 건, 타인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만의 리듬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전 그렇게 달리고 있어요.
그냥, 오늘 하루를 살아냈다는 걸

느끼기 위해서요.

저에게 달리기는 자유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마라톤은 수많은 변수의 연속이다.

날아갈 듯한 컨디션을 느끼다가도

다리가 움직일 것 같지 않은 순간이 찾아온다.

호흡이 흐트러져 헐떡이는 순간.

한 모금의 물이 간절해지는 순간도 온다.


그 모든 순간들은 포기하지 않은 이상

지나가고 지나간다.

그리고 지나온 모든 순간은 성장이 되고,

성숙의 나이테를 만들어 준다.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잃어버렸을 때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지점이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는 것을

오늘 김대욱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다.


달리기가 이렇게 멋지다는 것을

오늘, 새삼, 다시 느끼게 된다.




#러닝 #인생 #전환점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