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잔

길의 그러함

by 약속의 땅


길은 외로이 길이 되어 흐른다

물결처럼 굽이돌아

산을 넘고

강을 에두르고

바다로 감기어

마침내 물길이 되니

길의 그러함이 부럽다


삶의 길은 어디로 뻗어 있는가

자궁의 길을 흘러나와

춘(春)을 지나고

청(靑)을 건너며

가(家)를 이루어

마침내 아비가 되어도

길의 그러함이 없다


길 위에서 태어나

길 위에서 만나고

길 위에서 흩어지고

길 위에서 합하며

방황도, 직진도, 멈춤도

모두 길 위에 있다


나는 오늘도

길의 그러함을 배운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