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잔

by 약속의 땅

쉰의 때가 되면

무언가를 통달할 줄 알았다


이루고 누리고

여유를 풍기며

살 줄 알았다


봄의 싹을 지나

여름의 자람을 견디고

가을의 열매를 거두어

겨울의 따뜻한 방에

앉아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쉰은

계절의 질서처럼

고요히 완성되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넘어지고

여전히 실패하며

여전히 두렵다


내 마음은

불안과 두려움을 밀어내려

오늘도 조용히

힘을 쓰고 있다


쉰은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고


그래서

조금

애달프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