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성을 바라보는 항해사
나침반도 없던 아주 오래전 망망대해 한가운데
항해사는 어떻게 방향을 찾고 그 넓은 바다를 누빌 수 있었을까.
얼마 전 첫째와 그림책을 보다 깊은 밤 항해사의 이정표가 되어주는 북극성에 관한 그림책을 읽었다. 어느 것도 의지할 것 없는 망망대해에서 내가 가는 방향도 그 끝도 어딘지 알 수 없는 그 순간에 오로지 하늘의 북극성이 한 줄기 희망이 되어 항해사는 배를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도 비슷하다. 내가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올바른 방향인지 나의 목적지가 제대로 된 목적지인지 그 누구도 확신을 주지 않고 나조차 확신할 수 없는 방황의 순간을 수없이 마주한다.
당장 급할 때는 너튜브와 초록창에서 그 해답을 찾기도 하지만 결국에 내가 얻을 수 있는 답은
“관련된 내용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내가 온전히 감당하고 고민해서 그 답을 얻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도 북극성 같은 길잡이가 필요하다. 단지 그 길잡이라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는 방향을 알려주기보다는 포기하지 않도록 희망의 주는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
아내는 나에게 그런 북극성 같은 존재이다.
(사실 아내도 방향을 잘 모른다.)
나의 방황 가운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존재이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이 항해 가운데서 그동안 길을 잃기도 했고 때론 방향타를 놓아 버리고 싶은 순간도 있었으나 그렇게 서로 의지하며 오늘까지 잘 버텨왔다.
지나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은 상황에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일을 마주하겠지만 지금까지 잘 해왔듯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삶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때론
정말 멋진 일이 되기도 한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내 삶에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설램은 나를 두근 거리게한다. "
어느 부모의 기도
-‘교사의 기도’를 변주하여
오 주님, 내가 자녀들을 마주할 때
저에게 지혜와 자애를 주시어 좋은 부모가 되게 해 주소서.
저에게 지식 이상의 지혜를 주시어
내게 배우고 익힌 것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이 자신의 삶에 실천하고 느끼게 해 주소서.
나에게 자녀를 설득시킬 지혜를 주시어
사춘기의 냉담한 자녀의 얼굴이 사랑으로 피어나게 해 주소서.
배반자의 쌀쌀한 얼굴도 마다하지 않으신
당신의 그 친절을 저에게도 주시어
웃음 뒤에 숨어있는 내 자녀의 고독한 영혼을 보게 해 주소서.
저에게 당신의 그 인내를 주시어 실망하고 실패해도 낙심 말게 해 주소서
자녀에게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는
이 땅 위에 오셔서 완고한 이들 가운데 일하다 가신
당신을 본받아야 되겠나이다.
나에게 당신의 그 겸손을 주시어
당신께서 아버지께로 사람들을 인도하신 것 같이
나도 내 자녀를 당신께로 인도하게 해 주소서.
당신께서 은총을 내려 주시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사오니
결코, 혼자서 하겠다는 생각은 말게 하소서.
저에게 통찰력을 주시어
저는 부모라는 것과 내 아이는 저만큼 자제력도 없으며
그 원하는 바도 다르다는 것을 올바르게 인식하게 해 주소서.
자녀를 훈육하되 언제나 친절과 사랑을 잃지 않게 해 주소서.
가르치며 배우게 해 주소서
모든 지식을 다 갖추고 있더라고 사랑이 없으면
나에게 아무 유익이 없사오니
사랑을 꼭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배워 알게 해 주소서.
내 자녀가 나에게서 당신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게 될 때에
저는 가장 훌륭한 부모가 된다는 것을 배워 알게 해 주소서.
자녀에게 천국에 이르는 길을 제시해 주면서도
나 자신은 그 길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해 주소서.
주여!
마지막으로 제가 받을 최대의 보상은 이 세상에서가 아니라
천국의 소망임을 깨닫게 해 주소서
이 땅 위에서 당신을 빛낸 공로로 내 자녀들과 함께
저는 천국에서 별처럼 빛나리라는 것을 알게 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