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패티가 작아져서 좋다고 말하는 너

-남들과 거꾸로 가는 사고

by 하쿠나 마타타

라면, 피자, 치킨, 햄버거......

나는 기회만 되면 먹고 싶은 음식이지만

누군가는 손이 안 가는 음식 목록이다.

여기서 말하는 누군가는 우리 딸이다.

내 속으로 낳았지만 진심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엄마인 내가 요리 솜씨가 좋아서

늘 상다리 휘어지게 집밥을 해주는 것도 아니다.


"뭐 먹고 싶어?"라고 물어봤을 때

단번에 나오는 대답이 없다.

"아무거나, 나는 김치에 밥만 있으면 돼."

내가 밥을 하기 싫다고,

그러니 제발 간단한 거라도 시켜 먹자고,

라고 솔직히 말하면

"엄마 먹고 싶은 거 시켜."


장점을 말하면 가리는 음식이 없다.

단점을 말하면 찾는 음식도 없다.

결국 주면 아무 소리 안 하고 먹는다.

다만, 먹는 양이 적을 뿐이다.


밥을 잘 안 먹는다고 걱정하면

주변에서는 안 먹어도 또래보다 키 크고 말랐는데

뭐가 걱정이냐고 한다.

"크면 뭐 맨날 클까? 먹어야 살이 찌고, 그 살이 다시 키로 가지."라고 반발하면

"엄마, 아빠가 큰데 뭔 걱정이야?" 라며

내 뒷말을 막는 사람들로 지쳤다.

많이 먹이고 싶은 엄마 마음은 누가 뭐래도 어쩔 수 없기에.


방학 마지막 날, 더워서 불 앞에 서서 뭘 하기 싫어서 햄버거 먹자고 했다.

달갑지 않은 표정은 애써 외면했다.

결국 집 앞으로 나가서 런치메뉴를 시켰다.

자주 먹는 것이 아니라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어쩐일지 모르지만 아이가 잘 먹는다.

"엄마, 여기 패티가 작아져서 좋다."

잘못들은 줄 알았다.

"뭐가 좋다고?"

"패티가 작아져서 좋다고, 내가 한입에 베어 물을 수 있고, 내가 다 먹을 수 있을 거 같아."

헉!!!!!

햄버거 패티가 작아져서 좋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그 사람이 내가 낳은 아이라니.

그런 아이가 처음으로 햄버거를 다 먹고 나서 뿌듯해하고 있다.

정말 놀랍기 그지없다.


그래도 다 먹은 거에 의의를 둬야겠지.

남들과 같은 사고를 하지 않는 아이를 보며 웃어본다.


(알림-사진은 아이와 제가 먹은 햄버거와

상관없음을 안내드립니다.

이 정도로 큰 햄버거가 아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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