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시작 몬카다 병영 그리고 자비의 성모

여행 4일차_산티아고데 쿠바_몬카다병영_자비의 성모

by 지음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국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 정호승의 시 < 결혼에 대하여 > 중에서 -


아바나에서 870km 떨어져서 있는 산티아고 데 쿠바는 버스로는 14시간, 비행기로는 약 2시간 걸리는 카리브해에 위치한 동남부의 항구도시이다. 수도인 아바나에 이어 인구나 문화, 경제면에서도 제2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아바나가 서울이라고 하면 이곳은 부산이라고 하면 적당한 비유가 될 수 있을까? 어젯밤에 도착해서 실제로 이곳은 어떠한지 잘 모르고 하룻밤을 뜨겁게 보냈다. 호텔은 도심 한 복판에 위치하고 있어 아침에 문을 여니 벌써 아침을 여는 쿠바인들이 움직임이 활발하다.


a_a60Ud018svcc8p8crel4spk_5lkejj.jpg
j_9i1Ud018svc1x5roz1zdxire_fu5278.jpg [ 묵고 있는 힘페리얼 호텔에서 바라본 아침 전경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우리가 묶고 있는 방은 2층이다. 바로 앞에는 커다란 마트가 마주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아침부터 이 도시를 깨우고 있다. 창문을 열고 발코니를 나가보니 학교를 등교하는 학생들도 보이는 것 같고 일하러 나가는 사람도 보인다. 쿠바 사람들이 아침에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쉽게 볼 수 있는 것 같아 좋다. 이곳에서 1박을 더 하기 때문에 아침에 짐을 쌀 필요가 없어 시간적 여유가 있다. 어제 늦게 도착해서 저녁식사 후에 밤에 한국에서 공수해 온 라면에 된장 차까지 마셨으니 별로 허기는 지지 않았다. 그래도 아침에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j_ai1Ud018svc1es7zglbae59k_a0izvg.jpg [ 쿠바의 아침 - 아침인데도 바쁘게 움직이는 행인과 파란 하늘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여기는 뷔페식이 아닌 좌석에 앉으면 4가지 조식 메뉴 중에 선택하게 되어 있다. 갓 구운 빵과 통조림 파이애플이 제공되고 거기에 달걀 프라이를 주문하고 나면 대부분 메뉴가 비슷하다. 가볍게 아침을 먹으면서 커피 한 잔을 즐기는 아침, 나름대로 여러 음식을 갖다 먹지 않고 한정되어 있어서 나름대로 좋다. 굳이 선택할 필요도 없고 여러 번 돌아다닐 필요도 없어서 말이다. 어차피 아침에 먹는 것은 오믈렛에 빵과 커피 정도니 말이다.


버스는 광장 앞에 잠시만 정차를 할 수 있어 버스 시간에 맞추어 승차해야 했다. 오늘 아침을 여는 시는 정호승 시인의 ‘결혼에 대하여’이다. 매일 아침 한 편씩 가져온 시를 읽는 시간이 있어 좋다. 여행을 여는 아침에 시 한 수를 품고 여행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그냥 좋은 것이다. 첫 번째로 방문할 곳은 다름 아닌 쿠바 혁명의 시작, 혁명전쟁을 시작하기도 했지만 실패를 맛본 곳인 몬까다 박물관이다. 여기는 지금이야 박물관이면서 학교로 사용되지만 피델 카스트로가 여기를 습격했을 때는 병영 기지였다.

6_349Ud018svc19mn0ojs5ep8j_29uvui.jpg [ 몬카다 병영 - 일부는 관광객을 위한 전시장소이며 일부는 학교로 사용되고 있다 @Artistway ]
6_649Ud018svc1miesjmx9nju5_nbuart.jpg
4_b49Ud018svc1mrys7qvsurhx_gso725.jpg [ 몬카다 병영 전경 - @Artistway - Travel for Life ]

그 당시 쿠바는 독립한 나라였지만 미국과 돈 많은 부호들의 유흥지로 전락해가고 있었다. 그러한 배경은 당시 대통령이었던 바띠스따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반정부 세력에 대해서는 고문과 탄압을 가해지던 시절이었다. 당시 변호사로 활동하던 피델 카스트로는 100명이 넘는 저항세력을 이끌고 이곳 병영 기지를 습격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규군도 아니었고 작전도 허술하여 작전이 정부군에 알려져 습격작전은 실패로 돌아간다. 그 일로 인하여 피델 카스트로는 투옥되고 석방된 후에 멕시코로 망명하여 체 게바라를 만나기에 이른다.

4_e49Ud018svc1ttliwr9kypt6_8y9xri.jpg [ 몬카다 병영 관람 - 안에서 사진 촬영을 위한 비용을 별도로 내야 한다 @Artistway ]

이곳의 일부는 그 당시 정부군의 만행과 여기를 습격한 혁명군의 무기와 정부군의 무자비한 고문과 탄압의 기록과 사진이 남겨져 있다. 실제 이곳은 피델이 혁명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고 실패한 곳이라서 인지는 몰라도 안에서 사진 촬영을 하려면 사진 촬영비를 내고 스티커를 발부받은 사람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실제 안에는 약 68년 전의 쿠바 혁명을 위해서 목숨을 내건 젊은이들의 모습과 그 당시의 무기와 군대의 상황을 알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카스트로 입장에서는 실패한 군사 작전이었지만 그 당시 자기와 함께 투지에 불타 이곳을 습격하면서 젊은 목숨을 바친 혁명 동지들을 기리기 위해 이곳을 후세 사람들에게 기억하기 위해 보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곳은 일부는 학교로 사용되고 있어 그 후손들이 여기서 공부를 하고 쿠바의 기둥으로 자라고 있는 곳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하겠다.

5_349Ud018svc1hxaa0ee6ezxx_ani01l.jpg
4_j49Ud018svc1tztrev2yyjfb_4a91e2.jpg
4_i49Ud018svc3fw9hc06nt02_vma9a8.jpg
4_i49Ud018svckitpox06hgg2_6vt3kz.jpg
4_j49Ud018svc1ne8xbfa7f41j_fg9gpj.jpg
5_449Ud018svcqe1qbjet6f7f_bot81i.jpg
4_f49Ud018svc1l000s714z91t_hr473p.jpg
5_f49Ud018svcvouy84hpb1pw_el36vm.jpg
5_549Ud018svc1kvhuedj2j20a_irqftf.jpg
[ 몬카다 병영 습격시 같이 했던 전우들과 그 당시 무기와 의복이 전시되어 있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건물은 황토색과 하얀색을 조화롭게 색칠해 놓아 학교로 보이기도 하고 군대 막사 건물처럼 보이기도 한 것은 기분 탓일 까. 건물 외벽에는 그 당시 격렬했던 전투 흔적인, 총탄의 흔적이 벽을 파손시킨 대로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아마도 이것도 이 곳을 잊지 말라고 의도적인 뜻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건물의 밖은 쿠바 국기와 커다란 야자수 나무와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근사한 풍광을 선물하고 있다.

4_c49Ud018svc40xgealggzir_99ct3l.jpg
6_649Ud018svc1miesjmx9nju5_nbuart.jpg
[ 건물 외벽에는 그 당시 총탄의 흔적이 남아 있음(좌), 지금은 평화롭게 보이는 학교이자 박물관 건물(우) @Artistway - Travel for Life ]

관람을 마치고 차에 오르니 어떤 마음씨 좋게 생긴 쿠바 아저씨가 버스에 오른다. 버스를 운전하시는 호세와 빠트리샤가 아닌 또 한 사람의 현지인이다. 알고 보니 우리에게 산티아고산 럼주를 팔기 위해서이다. 실제 이 곳 산티아고 데 쿠바는 유명한 럼주의 도시이기 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럼주 회사인 바카르디와 그의 형 호세가 이 도시의 양조장에서 럼주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독특한 향과 맛으로 바카르디 럼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혁명 후에는 회사의 모든 재산을 국유화하자 회사를 바하마 제도로 옮겨갔다. 바카르디 가문이 없어지니 그 양조장을 이용하여 유명한 럼주 회사들이 이곳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버스에 오른 아저씨는 아주 저가에 산티아고 데 쿠바 12년 산 럼주를 아주 싼 가격에 판매하러 오른 것이다.


물건을 봐야 흥정을 할 수 있듯이 시음용 럼주를 조금씩 따라준다. 빠트리샤의 말도 있고 해서 맛을 보는데 그 맛이 나쁘지 않다. 내가 맛을 봐도 그런데 술맛을 잘 아는 분의 멘트가 이어지니 너도 나도 한 병씩 주문을 한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정식으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기에 아주 저렴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한 병, 또는 두 병을 주문했다. 물론 오늘 산 술이 여행 중 어디서 비우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두 번째는 첫 째날 멕시코에서 과달루페의 성모와 비슷하게 쿠바에서도 ‘자비의 성모’를 믿는다. 자비의 성모를 기리기 위한 자비의 성모 성당으로 버스는 우리를 데리고 간다. 가면서 아침에 출근하거나 일을 하러 가는 쿠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보통 우리는 버스를 타고 현지인들이 이동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는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 승용차도 버스도 있지만 우리 눈에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차량이 많이 눈에 보인다. 그것은 트럭을 개조해서 많든 승합차이다. 앞부분은 트럭이고 뒷부분의 짐 싣는 곳을 사람들이 탈 수 있도록 개조해서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대중교통 수단이다. 오히려 버스보다 더 많이 보이고 도시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는 더 많이 볼 수 있고 대중화되어 있다고 한다.


3_c4bUd018svc10wippqqg3tce_t1rge5.jpg
3_b4bUd018svch9g6hkijegfx_iwembh.jpg
[ 쿠바 서민들이 이용하는 탈 것, 앞부분은 트럭이지만 뒷 부분은 사람이 탈 수 있도록 개조한 것, 출근시간때에 많이 볼 수 있다 ]
3_h4bUd018svc67j7yu92c0_fkn020.jpg
4_04bUd018svcft4gq4qj19rb_lg5hkh.jpg [ 엘코브레 대성당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오늘 산티아고 데 쿠바 날씨는 너무 좋아 초여름 날씨이다. 버스가 시 외곽으로 빠져나가니 역시 산이 많이 있는 전형적인 시골길이다. 언덕 위를 오르니 중형 크기의 성당이 보인다. 이곳이 쿠바의 많은 사람들이 믿는 쿠바의 수호성인인 자비의 성모를 모시고 있는 성당이다. 성당에는 미사가 진행되고 있어 우리는 밖에서 성당을 돌아다보았다. 계단이 아래로 쭉 뻗어 있고 쿠바 현지인들이 미사를 드리기 위하여 이곳에 방문하고 있다. 아주 옷을 깨끗하게 입거나 또는 해바라기 꽃을 잘 포장해서 들고 온다. 아마도 신부님에게 축복기도를 받으려고 하는 것 같다. 미사 중이라 우리는 그늘에서 쉬기로 한다. 필라르 형님은 쿠바 신부님에게 기도를 받기 위해 묵주와 목걸이를 사 가지고 오셔서 쿠바 여행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기도를 받으셨다고 한다. 또한 여행을 대표로 해서 기도를 받으시는 신자분들의 마음이 고맙기만 하다.

6_h5bUd018svcyltz1qi9vucr_ke3y3m.jpg
3_g4bUd018svcwm3rrq1qipnq_qgvlbs.jpg
4_64bUd018svc1x3ajivn8tmf8_wxqhuk.jpg
[ 엘코브레 대성당 - 평일에도 미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여기에 오면 노란 해바라기를 헌화한다 @Artistway ]

이곳 자비의 성모는 1612년 산니아고 데 쿠바 근처인 엘 코브레에서 나타났다고 한다. 흑인 소년 후안 모레노와 두 명의 원주민 형제가 소금을 사러 배를 타고 가다 폭풍우를 만나 배가 뒤집어졌다고 한다. 그때 빛으로 둘러싸인 성모가 세 사람을 구해준 것이 후안 모레노가 문서로 작성하여 세상에 말려지게 되었다. 126년 후에 엘 코브레에 자비의 성모 성당을 세웠다. 그 후에 교황 베네딕토 15세가 자비의 성모를 쿠바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였고 요한 바오로 2세가 1998년에 이 곳을 방문하여 ‘쿠바의 여왕’이라 명명하였다. 카스트로도 성모 400주년에 참석하였을 정도이다. 자비의 성모는 쿠바인들에게 종교적뿐만 아니라 정체성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많은 쿠바 유명한 스포츠 인들이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거나 올림픽이나 큰 대회에서 메달을 따면 이곳에 와서 자신의 이름을 남긴다. 또한 벽 한쪽에는 신유의 은사, 병 나음을 받은 환자들의 기증품이 걸려 있기도 하다. 노인과 바다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헤밍웨이도 메달을 이 곳에 헌정했다고 한다. 실제 자비의 성모는 쿠바인들의 신앙의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4_94bUd018svcxgd7js5csrge_19jx6w.jpg [ 자비의 성모를 그림으로 표현한 액자 @Artistway - Travel for Life ]
4_84bUd018svc18y6r79cn6soc_g2xu6q.jpg [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노벨 문학상의 메달을 헌정한 곳 @Artistway - Travel for Life ]
4_94bUd018svc18nqgww1ahe3v_y98pom.jpg [ 많은 환자들이 자비의 성모에게 치유받기를 기대하면서 자신들이 사용하던 보조기구를 놓고 간다 @Artistway ]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내리쬐는 쿠바의 태양은 너무나도 뜨거워서 살갗이 따가울 정도이다. 에어컨이 없는 곳에서는 한 시라도 서 있기가 버거울 정도이다. 며칠 전만 해도 파카를 입고 다녔는데 여기서는 반팔을 입고 있어도 땀이 흘러내릴 정도이다. 시원한 얼음물이 없으면 견디기 쉽지 않은 날씨다. 이럴 때 건네는 차가운 냉수만큼 반가운 것은 없다. 미사가 끝난 후에 성당 내부를 관람할 수가 있었다. 성당 내부는 고딕 양식으로 건립되어 있고 오른편에는 쿠바 유명인사들이 기증한 것이 잘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keyword